MK ATLAS· 과학 아틀라스

오늘의 과학

2026년 9월 12일 (토)

화성의 골짜기를 판 것이 물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였고, 사람 심장이 망가진 자리를 조금이나마 다시 만든다는 흔적이 나왔고, 여든 해 된 수학 추측이 기계가 찾은 반례로 무너졌습니다. 양자 연산을 천 배 빠르게 하는 설계와, 영국의 여름에서 말벌이 사라진 이야기도 함께 봅니다. 다섯 소식을 아틀라스의 긴 이야기에 붙여 읽습니다.

우주

화성의 골짜기를 판 것은 물이 아니었다

화성 남극 근처 골짜기를 깎는 것이 드라이아이스가 기체로 바뀌며 만드는 흐름이라는 증거가 나왔습니다.

화성의 사면에는 물이 흘러 깎아 낸 것처럼 생긴 골짜기가 있습니다. 지구에서 그런 모양은 비가 만듭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화성에도 물이 흘렀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녔습니다. 문제는 지금의 화성이 너무 춥고 공기가 너무 얇아서 물이 액체로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파리사클레대 연구진은 화성 남극 근처의 시시피 카비라는 곳을 탐사선 두 대의 분광기로 살펴봤습니다. 골짜기가 새로 생기는 봄철에 물얼음의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산화탄소 얼음, 그러니까 드라이아이스가 있었습니다. 드라이아이스는 녹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기체가 됩니다. 그 기체가 얼음과 흙 아래로 퍼지면 위에 얹힌 덩어리가 공기 위를 떠서 미끄러집니다. 에어호키 판의 원반처럼요. 그렇게 흘러내리며 사면을 깎는다는 것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우리 눈은 아주 좁은 창문입니다. 이번에 쓴 것도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라 적외선이었습니다. 물질마다 빛의 어느 자리를 삼키는지가 정해져 있어서, 그 자리를 보면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얼음의 이름표는 안 보이고 드라이아이스의 이름표가 보였다는 것, 그것이 이번 증거의 전부입니다. 가 보지 않고 성분을 아는 이 방법은 이백 년 전 태양빛에서 시작했습니다.

조심할 것화성에 물이 흐른 적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그 골짜기를 깎는 것이 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입니다.

출처 · 파리사클레대 · phys.org

생물

심장은 망가진 자리를 조금이나마 다시 만든다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 조직을 들여다보니 심장마비 뒤에 새 근육세포가 만들어진 흔적이 있었습니다.

심장은 한번 망가지면 그걸로 끝이라고 배웁니다. 심장마비가 오면 피가 막힌 자리의 근육이 죽고, 그 자리는 굳은 흉터로 메워집니다. 심한 경우 심장 세포의 3분의 1까지 잃습니다. 사람 심장은 새 근육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오랜 통념이었습니다.

시드니대와 그곳 병원 연구진은 우회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동의를 얻어 살아 있는 심장 조직을 조금 받았습니다. 죽은 조직이나 동물의 심장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심장을 실험실에서 본 것입니다. 거기서 새로 만들어진 근육세포의 흔적이 나왔습니다. 심장이 스스로 고치려는 일을 하고는 있었다는 뜻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심장이 약해진 사람이 십사만 명쯤 있는데 해마다 이식은 백열다섯 번쯤 이루어집니다. 이 힘을 키울 수 있다면 그 간격을 메울 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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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은 코르크를 얇게 잘라 작은 방들을 보고 세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뒤로 우리 몸이 세포로 되어 있다는 것과, 세포가 나뉘어 새 세포가 된다는 것이 차례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어떤 세포는 나뉘기를 거의 멈춥니다. 심장 근육이 그렇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이번 결과는 그 문이 아주 닫힌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조심할 것심장마비로 잃은 근육을 스스로 다 메운다는 뜻이 아닙니다. 연구진도 그 힘이 손상을 대신할 만큼 세지는 않다고 못 박았습니다. 치료법이 나온 것도 아닙니다.

출처 · 시드니대 · ScienceDaily

수학

여든 해 된 추측이 무너졌다, 찾아낸 것은 기계였다

에르되시가 1946년에 낸 단위거리 추측을 뒤집는 반례를 인공지능 모형이 찾아냈고, 수학자 아홉 명이 그것을 검증해 짧게 다시 썼습니다.

종이에 점을 여러 개 찍습니다. 그 가운데 두 점 사이의 거리가 정확히 1인 짝은 몇 개까지 나올 수 있을까요. 점이 늘어날 때 그 짝의 수가 얼마나 빨리 늘어나는지를 묻는 문제입니다. 에르되시가 1946년에 던졌고, 여든 해 동안 그가 짐작한 한계를 아무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 5월, 오픈에이아이의 한 모형이 그 한계를 넘는 점 배치를 찾아냈습니다. 뜻밖이었던 것은 방법입니다. 기하학의 익숙한 손놀림이 아니라 정수론 쪽 도구를 끌어와 점을 놓았습니다. 알론과 가워스를 비롯한 수학자 아홉 명이 그 결과를 따라가 확인하고, 사람이 읽을 수 있게 짧게 정리해 공개했습니다. 필즈상을 받은 가워스는 이것을 인공지능 수학의 이정표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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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링은 기계가 계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기계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계속 다시 물었습니다. 규칙을 하나하나 적어 주지 않고 보여 주며 가르치는 방법이 자리를 잡은 뒤로 그 물음이 더 빨라졌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마지막 도장은 사람이 찍었습니다. 기계가 내놓은 답을 아홉 사람이 손으로 따라가 확인했습니다.

조심할 것기계가 혼자 증명을 끝낸 것이 아닙니다. 반례를 찾은 것이 기계이고, 그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다듬은 것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추측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을 뿐, 정확한 답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지난 5월에 나온 일인데 수학계에서는 아직 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수학자 아홉 명의 검증 노트 · arXiv

물리

수천 번 흔들어야 했던 일을 한 번에

양자 상태를 다루는 연산을 흔들기 한 주기로 끝내는 설계가 나와, 같은 일이 천 배 이상 빨라집니다.

양자컴퓨터에서 계산을 한다는 것은 큐비트를 정해진 방식으로 흔들어 상태를 바꾸는 일입니다. 문제는 오래 흔들면 그동안 흐트러진다는 것입니다. 큐비트는 주변의 아주 작은 떨림에도 상태를 잃습니다. 빠르게 끝내는 것이 곧 정확하게 끝내는 것입니다.

스웨덴 찰머스공대와 중국 톈진대 연구진은 흔드는 무늬를 다시 설계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천 주기를 되풀이해야 끝나던 연산을 한 주기 안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이론으로 보였습니다. 같은 일이 천 배 이상 빨라지는 셈입니다. 초전도 방식의 양자컴퓨터를 염두에 둔 설계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파동방정식은 많이 휜 곳일수록 세게 되돌아온다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줄을 어떻게 흔드느냐에 따라 어떤 소리가 남는지가 정해집니다. 양자 세계에서도 같습니다. 어떤 무늬로 흔드느냐가 상태를 정합니다. 이번 일은 새 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흔드는 무늬를 더 영리하게 고른 것입니다.

조심할 것실제 장치에서 해 본 것이 아닙니다. 이론과 설계까지이고 실험으로 확인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오류를 바로잡는 문제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출처 · 찰머스공대 · ScienceDaily

지구

영국의 여름에서 말벌이 사라졌다

올여름 영국에서 말벌이 눈에 띄게 줄었고 남은 것들은 몸집이 작습니다. 다만 아직 자료가 아니라 관찰입니다.

말벌은 여름 소풍의 불청객입니다. 그런데 올여름 영국에서는 그 불청객이 오지 않았습니다. 벌집을 치워 달라는 연락이 줄었고, 실험에 쓸 말벌을 잡으러 나간 학생들이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에 띈 몇 마리는 몸집이 유난히 작았습니다.

이유로 꼽히는 것은 봄의 널뛰기 같은 날씨입니다. 따뜻하고 마른 날이 이어지다가 춥고 습한 날과 쌀쌀한 밤이 왔습니다. 그 사이에 여왕벌이 집을 버리거나 죽었을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폭염이 여러 번 왔는데 말벌이 견디는 한계가 섭씨 45도쯤입니다. 먹이가 줄어 애벌레가 잘 못 먹었을 수도 있고, 더위에 자라는 속도만 빨라져 작은 어른벌레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말벌은 벌레를 잡아먹고 꽃가루를 옮기고 죽은 것을 치우는 일을 합니다. 미워하던 것이 사라지면 그 자리가 빈다는 뜻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이 소식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글쓴이가 스스로 붙인 말입니다. 이것은 일화이지 자료가 아니라고요. 전국 말벌 조사는 올여름 표본을 아직 모으기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킬링은 하와이의 산 위에서 공기 속 이산화탄소를 해마다 재서 쌓았습니다. 한 해의 값으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쌓인 줄이 있어야 흐름이 보입니다. 지금 말벌에게 없는 것이 그 줄입니다.

조심할 것한 해의 관찰입니다. 말벌이 정말 줄었는지는 정식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습니다. 글쓴이도 그렇게 못 박았습니다.

출처 · The Conversation · Science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