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이야기가 두 번 나옵니다. 하나는 달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다시 묻는 계산이고, 하나는 달 사진 수백만 장을 읽은 인공지능입니다. 그 사이에 공룡 똥 속에서 나온 새 깃털 한 가닥, 물감 없이 하얘진 거품, 그리고 낱말 맞히기 놀이를 정보의 눈으로 푼 연구가 끼어 있습니다. 서로 멀어 보여도, 다섯 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든 이야기입니다.
우주
거대 충돌 직후 달이 부스러기 원반을 거치지 않고 한 덩어리로 곧장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는 컴퓨터 계산이 나왔습니다.
아주 먼 옛날, 화성만 한 천체가 어린 지구에 부딪쳤다고 과학자들은 봅니다. 그동안의 그림은 이랬습니다. 부딪칠 때 튀어나간 부스러기가 지구 둘레에 고리처럼 돌다가, 오랜 시간에 걸쳐 뭉쳐 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와 애리조나 대학 연구진은 이 충돌을 컴퓨터로 다시 돌려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한 가지를 더 넣었습니다. 암석의 단단함 —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부서지지 않고 버티는 힘입니다. 예전 계산은 부딪치는 두 천체를 그냥 물처럼 다뤘습니다. 단단함을 넣자, 달이 될 덩어리가 충돌 뒤 다섯 시간쯤 만에 통째로 튕겨 나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아틀라스의 「우주 달력」에는 달이 태어나는 날이 '튀어나간 파편이 뭉쳐 달이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오늘 소식은 바로 그 한 줄에 물음표를 붙입니다. 뉴턴이 사과와 달을 같은 법칙으로 묶었듯, 달의 탄생도 결국 계산으로 따져 보는 문제입니다.
조심할 것실제로 그랬다는 증거가 아니라, 처음 온도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는 계산입니다. 지구와 달의 성분이 왜 그렇게 닮았는지는 이번에도 풀리지 않았습니다.
출처 · ScienceDaily (사우스웨스트 연구소)
기술
NASA와 IBM이 달 궤도선 자료로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달 둘레를 도는 탐사선은 오랫동안 달 표면을 찍어 보냈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는 어렵습니다. NASA와 IBM, 여러 대학 연구진은 이 사진을 조각낸 이백만 장쯤을 인공지능에게 먼저 읽혔습니다. 이렇게 넓게 먼저 배워 두고 여러 일에 나눠 쓰는 모델을 '기초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이 모델은 구덩이 지도를 그리고, 옛 화산의 흔적을 찾고, 달의 남극과 북극 그늘진 곳에 얼음이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가늠하는 데 쓰입니다. 특히 얼음 가늠에서 다른 방법보다 뚜렷이 나았다고 합니다. 모델과 코드는 인터넷에 올려져 있어 전 세계 누구나 받아 쓸 수 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자료실의 「인공지능은 어떻게 배우나」가 말하는 대로, 이 모델도 규칙을 알려 준 게 아니라 사진을 잔뜩 보여 주고 스스로 무늬를 찾게 했습니다. 옛사람들이 달까지의 거리를 잴 때 쓴 것이 삼각형과 그림자였다면, 지금은 사진 수백만 장이 그 도구입니다.
조심할 것인공지능이 얼음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얼음이 있을 만한 곳을 가늠하는 일을 돕는 도구입니다. 확인은 결국 가서 파 봐야 합니다.
출처 · NASA
생물
육천육백만 년 전 공룡 똥 화석 안에서 물새의 깃털이 발견됐고, 깃털의 차이가 대멸종의 생사를 갈랐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몬태나주에서 오래전 캐낸 똥 화석이 있습니다. 공룡이 누고 간 똥이 돌이 된 것입니다. 연구진이 이 화석 속을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들여다보았더니, 깃털 한 가닥이 들어 있었습니다. 큰 육식 공룡이 잠수하는 물새 한 마리를 잡아먹은 흔적이었습니다.
이 물새 무리는 소행성이 떨어진 뒤 모두 사라졌습니다. 반면 오늘날 새들의 조상은 살아남았습니다. 연구진은 깃털을 견주어 보고, 살아남은 쪽의 깃털이 몸의 열을 더 잘 붙잡았을 수 있다고 봅니다. 충돌 뒤 하늘이 먼지로 덮여 추워졌을 때, 따뜻한 옷 한 벌이 생사를 갈랐을지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지구의 역사」와 「우주 달력」은 공룡이 사라진 날을 하늘에서 돌이 떨어진 날로 적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누가 남았는지는 운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다윈이 물었던 질문 — 어떤 차이가 살아남는 쪽을 가르는가 — 가 여기서 깃털 한 가닥으로 다시 나옵니다.
조심할 것깃털 하나에서 나온 해석이고, 연구진도 멸종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깃털이 생사를 갈랐다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출처 · ScienceDaily (필드 박물관)
화학
교토 대학 연구진이 흰 안료 없이 미세한 구멍 구조만으로 하얗게 보이는 재료를 만들었습니다.
종이, 페인트, 치약이 하얀 것은 대개 이산화타이타늄이라는 흰 가루를 넣어서입니다. 땅에서 캐야 하고, 무겁습니다. 그런데 눈이나 구름은 흰 가루 없이도 하얗습니다. 아주 작은 얼음 알갱이와 물방울이 빛을 사방으로 흩어 놓기 때문입니다. 모든 색의 빛이 골고루 흩어져 눈에 들어오면 우리는 그것을 흰색으로 봅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흉내 냈습니다. 흔히 쓰는 플라스틱 재료에 빛을 쬐어 잘게 끊은 뒤, 순한 용매로 씻어 내 속에 아주 작은 구멍을 촘촘히 냈습니다. 거품 같은 이 구조가 빛을 흩어 새하얗게 보입니다. 표면이 연잎처럼 울퉁불퉁해져 물도 잘 튕겨 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화학이라고 하면 무엇을 섞느냐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번에는 무엇을 넣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짜였느냐가 색을 정했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모양이 달라지면 성질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자료실 화학 갈래 곳곳에 나옵니다.
조심할 것실험실에서 만든 단계입니다. 페인트나 옷감에 실제로 쓰일지는 값과 내구성을 더 따져 봐야 합니다.
출처 · ScienceDaily (교토 대학)
수학
정보 이론으로 고른 첫 수들이 낱말 맞히기 놀이 워들에서 모의 실험 99퍼센트를 여섯 번 안에 맞혔습니다.
워들은 다섯 글자 영어 낱말을 여섯 번 안에 맞히는 놀이입니다. 낱말을 넣으면 글자마다 색으로 힌트가 옵니다. 보통은 정답일 것 같은 낱말, 흔한 글자가 많은 낱말을 넣습니다.
미국 빙엄턴 대학 연구진은 다르게 골랐습니다. 정답일 가능성보다, 넣었을 때 남은 후보를 가장 잘게 쪼개 주는 낱말을 골랐습니다. 이런 '얼마나 모르는지'를 숫자로 잰 값을 정보 엔트로피라고 합니다. 이렇게 고르니 컴퓨터로 돌린 놀이에서 99퍼센트를 여섯 번 안에 맞혔습니다. 흔한 글자부터 넣는 방식은 90퍼센트쯤이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스무고개를 잘하는 사람은 '사과인가요?'보다 '살아 있나요?'를 먼저 묻습니다. 그 감각을 숫자로 만든 사람이 클로드 섀넌입니다. 칠십여 년 전 전화선으로 보낼 정보의 양을 재려고 만든 잣대가, 오늘은 아침 낱말 놀이의 첫 수를 고르고 있습니다.
조심할 것사람이 머리로 따라 하기는 어렵고, 매번 컴퓨터가 계산해 줘야 하는 방법입니다. 수업 과제에서 출발한 작은 연구이기도 합니다.
출처 · ScienceDaily (빙엄턴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