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왜
100도에서 끓을까?
그런데 산 위에서는 90도에서도 끓는다.
공기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우리 머리 위 공기 전체가 물을 누르고 있어서, 그 힘을 이겨내야 물이 끓습니다. 산 위는 누르는 공기가 적어서 더 낮은 온도에서 끓죠. 토리첼리는 유리관 속 수은이 76cm에서 멈추는 걸 보고 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오늘의 과학
오늘은 네 가지 소식입니다. 하루의 길이가 꼭 24시간이 아닌 까닭을 지구 속 가장 깊은 곳에서 찾았고, 제임스웹이 어린 별 일흔두 개를 훑어 행성이 만들어질 시간이 정해진 시계 안에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1억 6천만 년 전 젖먹이동물이 갖고 있던 단백질이 되살려져 세균과 붙어 보았고, 이빨만 보고 사십 년 동안 잘못 자리를 잡아 온 동물의 전신 뼈가 나왔습니다.
한 분야를 고르면, 그 물음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지도 위에 한 줄로 이어집니다. 지식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유럽으로, 대서양을 건너 어떻게 옮겨 갔는지가 그 선에 그대로 보입니다.
0개의 질문이 태어난 자리입니다. 점을 눌러 살펴보고, 마음이 가는 질문에서 그 계보로 들어가세요.
이름도, 이론 용어도 나중입니다. 궁금해지면 뒤집어 보세요.
그런데 산 위에서는 90도에서도 끓는다.
공기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우리 머리 위 공기 전체가 물을 누르고 있어서, 그 힘을 이겨내야 물이 끓습니다. 산 위는 누르는 공기가 적어서 더 낮은 온도에서 끓죠. 토리첼리는 유리관 속 수은이 76cm에서 멈추는 걸 보고 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수도원 뒷마당, 완두콩 2만 8천 그루.
특징은 섞이는 게 아니라, 알갱이처럼 그대로 전달됩니다. 겉으로 안 보여도 몸속에 숨어 있다가 손자 대에 다시 나타나죠. 멘델은 완두콩을 8년간 세어서 이 규칙을 숫자로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표준 강우 기록.
농사의 나라에서 비는 곧 세금이고 민생이었습니다. 원래는 비 온 뒤 땅을 파서 젖은 깊이를 쟀는데, 모래땅과 진흙땅은 물이 스며드는 정도가 달라 서로 견줄 수가 없었습니다. 조선은 전국에 똑같은 그릇을 나눠주고 고인 물을 재게 했습니다 — 감이 아니라 숫자로 나라를 운영하려 한 겁니다.
우물 하나와 막대기 하나로 잰다.
같은 날 같은 시각, 남쪽 도시에서는 우물 바닥까지 햇빛이 닿는데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기에 그림자가 졌습니다. 그림자가 진다는 건 두 도시가 놓인 각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 각도가 원 전체의 50분의 1이었고, 두 도시 사이 거리를 50배 하면 지구 둘레가 나옵니다. 오차 몇 퍼센트 안쪽이었습니다.
무게를 재기 시작하자 이론 하나가 무너졌다.
그때까지는 물질이 탈 때 플로지스톤이라는 것이 빠져나간다고 믿었습니다. 그렇다면 재는 원래보다 가벼워야 합니다. 그런데 금속을 태우면 오히려 무거워졌습니다. 라부아지에는 밀폐된 그릇 안에서 태우고 전체 무게를 쟀습니다. 전체는 그대로였습니다. 무언가 빠져나간 게 아니라 공기 중의 무언가가 달라붙은 것이었습니다.
못 재서, 300년 동안 지동설이 막혀 있었다.
지구가 태양을 돈다면, 반년 뒤에는 궤도 반대편에 서게 됩니다. 그러면 가까운 별은 배경별에 대해 조금 움직여 보여야 하죠. 티코 브라헤가 평생 찾았지만 못 찾았고, 그래서 지동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베셀이 찾아낸 각도는 0.314초, 십수 킬로미터 밖 동전만 한 크기였습니다. 티코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별이 정말로 그만큼 멀었을 뿐입니다.
의사가 받은 산모가 조산사가 받은 산모보다 훨씬 많이 죽었다.
같은 병원 두 병동인데 사망률이 몇 배 차이가 났습니다. 다른 점은 하나, 의사 병동에서는 아침에 시신을 해부하고 그 손으로 분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제멜바이스는 손을 소독하게 했고 사망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세균은 아직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는 자리를 잃었습니다.
식은 커피의 열은 방 안에 그대로 있다. 쓸 수 없을 뿐.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쓸 수 있는 형태는 계속 줄어듭니다. 클라우지우스는 이 '흩어진 정도'를 재는 값을 만들고 엔트로피라 불렀습니다. 이 값은 저절로 줄어드는 법이 없습니다. 물리 법칙은 대개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성립하는데, 이것만 그렇지 않습니다. 컵이 깨지는 영상을 거꾸로 틀면 이상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각각으로는 해가 없는 두 가지를 함께 넣자 쥐가 죽었다.
폐렴균에는 껍질이 있어 치명적인 것과, 껍질이 없어 무해한 것이 있었습니다. 죽인 치명균만 넣으면 아무 일도 없고, 산 무해균만 넣어도 아무 일 없습니다. 그런데 둘을 함께 넣자 쥐가 죽었고, 그 몸에서 산 치명균이 나왔습니다. 죽은 세균 안의 무언가가 건너가 종류를 바꿔버린 겁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16년 뒤에야 밝혀집니다. DNA였습니다.
해안선을 맞춰보면 퍼즐처럼 들어맞는다.
대서양 양쪽 해안선이 닮았다는 건 오래전부터 얘기가 있었습니다. 베게너는 거기에 증거를 쌓았습니다. 같은 종의 화석, 이어지는 지층, 맞아떨어지는 산맥. 그는 대륙이 원래 하나였다가 갈라졌다고 했습니다. 학계는 거세게 반박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죠 — 무엇이 대륙을 밀었는지 그가 설명하지 못했거든요. 답은 50년 뒤 바다 밑에서 나옵니다.
자리를 비워두는 표시에서, 더하고 뺄 수 있는 수로.
여러 문명이 자리를 비워두는 표시는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기호지 수가 아닙니다. 브라마굽타는 0을 계산에 참여하는 수로 다뤘습니다. 어떤 수에서 자기 자신을 빼면 0이다, 0을 더하면 그대로다, 0을 곱하면 0이다. 음수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빚이라는 뜻으로요. 다만 0으로 나누는 것만은 그도 매듭짓지 못했습니다.
펼치면 세로 6.7미터, 접으면 책 한 권.
조선에는 이미 정밀한 지도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쓸 수가 없다는 것이었죠. 크고, 손으로 베껴야 하고, 베끼면 틀립니다. 김정호는 전국을 22층으로 잘라 병풍처럼 접히게 만들고 목판에 새겼습니다. 도로에는 십 리마다 점을 찍어 세기만 하면 거리가 나오게 했고요. 지도가 관청의 물건에서 길 가는 사람의 물건이 된 겁니다.
사과가 빨강을 버렸기 때문이다.
흰 빛에는 모든 색이 섞여 있습니다. 사과는 그중 대부분을 삼키고 빨강만 못 삼켜 도로 뱉어냅니다. 우리가 보는 빨강은 사과가 가진 색이 아니라 거부한 색입니다. 이 질문 하나에서 시작해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우주의 첫 빛, 블랙홀까지 열두 편으로 갑니다. 공식은 쓰지 않습니다.
억지로 끼워 넣은 가정이 사실이었다.
대장장이는 쇠의 색만 보고 온도를 압니다. 그 색을 계산해보려던 1900년의 물리학은 무한대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에너지가 낱개로만 오간다고 억지로 가정하자 계산이 맞았는데, 그 억지가 세계의 실제 모습이었습니다. 앞 편의 마지막 질문이 다음 편의 첫 질문이 되도록 다섯 편을 엮었습니다.
재보지 않고도 알 수 있다.
학교에서 외우기만 했던 식들이 원래 무슨 말이었는지 봅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길이 얘기가 아니라 넓이 얘기이고,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려고 만든 도구입니다. 카드가 '누가 알아냈나'를 다룬다면 이 시리즈는 '그 식이 무슨 말인가'를 다룹니다.
틀린 이론도 한동안은 잘 맞았다.
틀린 이론을 구경거리로 늘어놓지 않습니다. 그것이 왜 그럴듯했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무엇이 그것을 무너뜨렸는지를 봅니다. 무너뜨린 것은 대개 더 좋은 생각이 아니라 더 정확한 도구였습니다. 플로지스톤, 에테르, 천동설, 라마르크까지 여섯 편입니다.
영화가 가져온 것은 진짜 이론이었다.
영화의 고증을 따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영화가 어떤 과학 이론을 가져왔고 그것을 이야기로 어떻게 옮겼는지를 봅니다. 무거운 것 옆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갑니다. 그 사실 하나가 어떻게 장면이 되는지를 봅니다. 영화를 안 보셨어도 됩니다. 줄거리부터 적습니다.
딱 두 가지. 켜짐, 그리고 꺼짐.
컴퓨터는 똑똑한 기계가 아니라 스위치가 아주 많은 기계입니다. 그 스위치가 숫자를 담고, 사람의 말을 번역받고, 무엇이든 되는 기계가 되고, 시키지 않은 것을 배우더니, 바다 밑을 지나 지구를 감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스위치 규칙을 깨는 양자컴퓨터를 만납니다. 코드 한 줄 없이 열한 편입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무거워졌다.
초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공기 속 산소와 붙어 보이지 않는 기체가 됐고, 오히려 더 무거워졌습니다. 저울 하나가 이것을 잡아낸 데서 화학이 시작됩니다. 계속 쪼개면 끝이 있는지, 원소를 늘어놓으면 왜 무늬가 보이는지, 원자는 어떻게 붙는지 — 공식과 기호 없이 여덟 편입니다.
내 입안에 사는 것이 한 나라 사람보다 많다.
300년 전 네덜란드의 한 포목상이 유리구슬 렌즈로 빗물 한 방울을 봤더니 무언가가 가득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자기 이 사이에도 있었습니다. 그 작은 이웃들이 김치와 막걸리를 익히고, 병을 옮기고, 우리 장 속에서 밥을 나눠 먹고, 지구의 공기를 만듭니다. 매 편 끝에 흔한 오해 하나씩을 바로잡으며 여덟 편입니다.
무너뜨린 것은 대개 더 좋은 생각이 아니라 더 정확한 도구였습니다
카드가 '누가 무엇을 알아냈나'를 다룬다면, 자료실은 '그게 무슨 얘기인가'를 다룹니다. 시리즈마다 묻는 방식이 다릅니다.

카드에서 그냥 지나간 말들을 여기서 붙잡습니다. 정확한 한 줄 위에, 결국 무슨 얘긴지 풀어쓴 말을 붙였습니다.

이론보다 사람이 먼저 궁금해지도록. 이상함은 농담이 아니라 단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