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오늘의 과학

2026년 9월 11일 (금)

다른 별에서 온 혜성의 얼음이 우리 것과 다르게 생겼고, 외계 생명을 찾았다는 소식에 정작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웠고, 양자컴퓨터가 처음으로 제 답을 검산해 보였습니다. 살 빼는 약이 폐에서 보인 뜻밖의 성적표와, 뼈를 다시 채우는 물질 이야기도 함께 봅니다. 다섯 소식을 아틀라스의 긴 이야기에 붙여 읽습니다.

우주

다른 별에서 만들어진 얼음은 우리 것과 달랐다

태양계 밖에서 들어온 혜성 3I/ATLAS의 가스에서 메탄올이 유난히 많이 검출됐습니다.

하늘을 스쳐 가는 얼음덩이 하나가 지난해 말부터 천문학자들을 붙잡고 있습니다. 3I/ATLAS라는 이름의 이 혜성은 우리 태양계에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별 주위에서 만들어져 우리 쪽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손님입니다. 사람이 확인한 이런 손님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칠레에 있는 알마 전파망원경 — 접시 여러 개를 늘어놓고 하나처럼 쓰는 망원경 — 이 이 혜성이 태양에 다가오는 동안 뿜어낸 가스를 들여다봤습니다. 메탄올이 아주 많았습니다. 혜성에 흔한 사이안화수소와 견주어 일흔 배에서 백스무 배, 태양계 혜성 가운데 메탄올이 가장 진한 것들과 나란히 섭니다. 나오는 자리도 달랐습니다. 사이안화수소는 혜성 몸통에서만 나오는데 메탄올은 몸통 주위에 흩어진 작은 얼음 알갱이에서도 나왔습니다. 알갱이 하나하나가 작은 혜성처럼 녹고 있는 것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우리는 저 얼음덩이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압니다. 빛을 갈라 보면 물질마다 정해진 자리에 줄이 생기고 그 줄이 이름표 노릇을 한다는 것을, 프라운호퍼가 태양빛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라 전파로 같은 일을 했습니다. 읽어 낸 이름표가 다른 별의 부엌에서 온 것이었다는 점만 다릅니다.

조심할 것다른 별에서 왔다는 것과 생명 이야기는 아직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확인된 것은 얼음의 화학 조성이 우리 혜성들과 다르다는 것뿐입니다.

출처 · 미국 국립전파천문대 · ScienceDaily

우주

외계 생명을 찾았다는 소식, 전문가들은 몇이나 믿었을까

천체생물학자 수백 명에게 물었더니 외계행성 쪽은 백 명에 일곱 명이 안 되게, 화성 쪽은 열다섯 명쯤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외계 생명을 찾았다는 소식이 두 번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하나는 K2-18b라는 외계행성의 공기에서 지구에서는 주로 생물이 만드는 분자의 흔적을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화성 암석에 남은 표범 무늬 같은 얼룩이었습니다. 지구에서 그런 무늬는 미생물이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영국 더럼대 연구진은 발표가 나온 며칠 안에 전 세계 천체생물학자 수백 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말 외계 생명을 찾은 것 같습니까. 외계행성 쪽은 그렇다고 답한 사람이 백 명에 일곱 명이 안 됐고, 3분의 2 가까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화성 쪽은 그렇다가 열다섯 명쯤으로 늘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아니라는 답의 결입니다. 절대 아니라던 사람이 서른다섯 명에서 열한 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마음이 찬성으로 옮겨간 것이 아니라, 단호한 반대에서 조심스러운 유보로 옮겨간 것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이 코너에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큰 주장에는 큰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 세이건이 평생 지킨 태도이고, 아틀라스가 틀린 이론들을 다룰 때 쓰는 자세도 같습니다. 라마르크 편에서 우리는 양쪽으로 조심해야 했습니다. 조롱하는 쪽으로도, 되살리는 쪽으로도요. 이번 설문은 그 조심성이 전문가들 사이에 실제로 어떻게 퍼져 있는지를 처음으로 숫자로 보여 준 것입니다.

조심할 것전문가 다수가 아니라고 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는 아닙니다. 이런 일은 다수결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설문이 보여 주는 것은 그때까지 모인 증거를 사람들이 어떻게 읽었는지입니다.

출처 · 더럼대 · ScienceDaily

생물

살 빼는 약을 먹은 사람들에게 천식 발작이 적었다

오젬픽과 위고비에 든 성분을 쓴 사람들의 진료 기록에서 천식 발작이 4할 가까이 적게 나타났습니다.

혈당과 체중을 다스리는 데 쓰는 약이 뜻밖의 자리에서 성적을 냈습니다. 오젬픽과 위고비에 든 세마글루타이드입니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진이 나라 안에 쌓인 진료 기록을 뒤져, 이 약을 새로 먹기 시작한 사람들과 다른 당뇨약을 새로 먹기 시작한 사람들을 나란히 놓고 견주었습니다. 한 묶음이 2만 명 남짓이고, 그런 묶음을 넷 만들었습니다.

천식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발작이 4할 가까이 적게 일어났고,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나빠지는 일은 2할쯤 적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 갈립니다. 살이 빠진 덕일 수도 있고, 이 약이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쪽으로도 일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사람은 이 결과로 처방을 바꾸지는 말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무언가의 효과를 알려면 그것만 다른 두 무리를 나란히 놓아야 합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을 나눠 약을 준 것이 아니라, 이미 쌓인 기록에서 닮은 두 무리를 골라냈습니다. 그래서 4할이라는 숫자는 이 약 때문이라는 말까지는 못 가고, 이 약을 먹은 사람들에게서 그랬다는 데까지만 갑니다. 곰팡이 핀 접시가 항생제의 시작이었듯 뜻밖의 단서는 이렇게 나타나고, 확인은 늘 그다음 걸음이었습니다.

조심할 것천식 때문에 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연구진 자신이 임상시험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처 · 유럽호흡기학회 · ScienceDaily

기술

양자컴퓨터가 답을 내놓고, 처음으로 그 답을 검산해 보였다

보통 컴퓨터로는 사실상 못 하는 계산을 오류를 바로잡은 큐비트 일흔 개로 열다섯 분에 끝냈고, 결과가 얼마나 믿을 만한지를 통계로 받쳐 보였습니다.

양자컴퓨터가 보통 컴퓨터로는 못 하는 계산을 해냈다는 발표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같은 반박이 따라왔습니다. 보통 컴퓨터로 못 푸는 문제라면, 양자컴퓨터가 내놓은 답이 맞는지도 보통 컴퓨터로는 확인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검산할 수 없는 시험지인 셈입니다.

아이비엠과 시카고대 연구진은 문제 자체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정도는 그대로 두고, 계산하는 동안 오류가 났으면 그것이 드러나도록 짜임새를 넣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회로를 오류를 바로잡는 방식으로 묶은 큐비트 일흔 개로 돌렸더니 열다섯 분에 끝났습니다. 낱개 큐비트보다 오류가 열 배 적게 나서, 답이 얼마나 충실하게 계산됐는지를 통계로 아래에서 받쳐 보일 수 있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아틀라스의 컴퓨터 시리즈는 컴퓨터가 아는 것은 켜짐과 꺼짐 두 가지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마지막 편에서 그 문장을 깨는 기계를 만납니다. 큐비트는 보기 전까지 둘 다인 스위치입니다. 쇼어가 이 기계라면 암호를 풀 수 있다고 보인 뒤로 사람들이 매달려 온 것은 빠르기가 아니라 흐트러짐이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정말 새로운 대목도 거기입니다.

조심할 것지금 쓰는 암호가 풀렸다는 이야기가 전혀 아닙니다. 이번에 푼 문제는 쓸 데가 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려움을 재기 위해 만든 문제입니다.

출처 · 시카고대 · ScienceDaily

생물

뼈를 지키는 약에서 뼈를 다시 채우는 약으로

생쥐의 뼈세포에 있는 수신기 하나를 켜 주자 골다공증 생쥐의 뼈까지 눈에 띄게 튼튼해졌습니다.

뼈는 가만히 있는 돌이 아닙니다. 낡은 데를 허무는 세포와 새로 쌓는 세포가 늘 같이 일하고, 두 쪽 속도가 맞으면 뼈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나이가 들거나 호르몬이 줄면 허무는 쪽이 빨라집니다. 그렇게 뼈에 구멍이 늘어난 상태가 골다공증입니다.

독일 라이프치히대 연구진은 뼈세포 표면에 앉아 눌리는 힘을 느끼는 수신기 하나를 들여다봤습니다. 이 수신기가 고장 난 생쥐는 어린 나이에 벌써 뼈가 헐거워졌습니다. 컴퓨터로 후보 물질을 훑어 찾아낸 AP503으로 이 수신기를 켜 주자, 건강한 생쥐와 골다공증 생쥐 모두에서 뼈가 눈에 띄게 튼튼해졌습니다. 쌓는 세포는 부지런해지고 허무는 세포는 느려졌습니다. 같은 물질이 근육도 튼튼하게 한다는 결과가 앞서 나와 있어, 나이 들며 같이 약해지는 두 곳을 함께 붙잡을 수 있을지 보고 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

약을 찾는 일은 자물쇠에 맞는 열쇠를 찾는 일에 가깝습니다. 예전에는 수십만 개를 하나씩 끼워 봤고, 지금은 컴퓨터 안에서 먼저 맞춰 본 뒤 실험대로 가져옵니다. 이번 물질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실험할 수 없는 것을 계산으로 먼저 해보는 그 방식이, 약을 찾는 자리에서도 똑같이 쓰이고 있는 셈입니다.

조심할 것생쥐 이야기입니다. 사람에게 쓸 수 있는지는 아직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 라이프치히대 · Science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