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라마르크 — 틀린 이유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기린이 목을 늘여서 목이 길어졌다고 한 사람.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대개 여기까지고, 그 뒤는 조롱입니다. 그런데 그가 처음 한 주장은 그것이 아니었고, 그가 뒤집어쓴 주장은 그만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도는 '후성유전학이 라마르크를 되살렸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이 편은 양쪽으로 조심해야 하는 편입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65분 분량갱신 2026-08-13

이 편은 앞의 넷과 달리 두 방향으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를 조롱하는 쪽도 사실과 다르고, 그가 결국 옳았다고 하는 쪽도 사실과 다릅니다.

그가 처음 한 말

1809년의 세계가 어떤 곳이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린네의 분류학이 지배하던 시절입니다. 종은 창조된 그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고, 분류란 신의 설계도를 베껴 적는 일이었습니다. 종이 변한다는 말은 학문이 아니라 불경이었습니다.

라마르크는 그 자리에서 『동물철학』을 냅니다. 그가 한 주장의 첫 줄은 기린이 아닙니다. 생물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윈보다 50년 앞선 1809년에요.

두 법칙, 그리고 잘못 붙은 딱지

그의 설명은 두 부분입니다.

  1. 많이 쓰는 기관은 발달하고 안 쓰는 기관은 퇴화한다 — 용불용.
  2. 그렇게 살아서 얻은 변화가 자손에게 전해진다 — 획득형질 유전.

그가 고유하게 주장한 것은 오히려 첫 번째 쪽의 성격입니다. 생물에는 더 복잡해지려는 내적 경향이 있고, 환경이 바뀌면 개체가 거기에 맞추려 애쓴다는 그림이었습니다.

쥐꼬리 900마리

1880년대, 아우구스트 바이스만이 아주 단순한 실험을 합니다. 쥐의 꼬리를 자르고 번식시키고, 그 새끼의 꼬리를 자르고 다시 번식시키기를 되풀이했습니다.

다섯 세대, 900마리가 넘었습니다. 꼬리가 짧게 태어난 쥐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멘델이 재발견되고 모건이 유전자를 염색체 위에 앉히자 그림이 분명해집니다. 유전은 알갱이로 전해지고, 몸에서 일어난 일이 그 알갱이에 적히는 경로는 없습니다.

1937년의 에서 라마르크식 유전은 공식적으로 진화 이론에서 빠집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그런데 왜 이름이 다시 돌아왔나

요즘 인터넷에서 이런 문장을 자주 봅니다. 후성유전학이 발견되면서 라마르크가 옳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는 이해할 만합니다. 먼저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봐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관찰된 것이 있습니다. 굶주림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같은 경험이 이 표지를 바꾸고, 그 표지 중 일부가 다음 세대에서도 발견된다는 보고들입니다. 식물에서는 꽤 뚜렷하고, 포유류에서도 사례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라마르크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이유가 넷입니다.

  1. 방향이 없다. 라마르크의 핵심은 '쓰면 발달하고 그 발달이 전해진다'는 것이다. 후성유전 표지는 필요에 맞춰 유리한 형질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굶주림의 흔적은 굶주림에 강해지는 몸이 아니라 대사가 어긋난 몸으로 나타나는 쪽에 가깝다. 대장장이 아들은 여전히 팔이 굵게 태어나지 않는다.
  2. 대개 지워진다. 포유류는 수정 직후와 생식세포를 만들 때, 두 번에 걸쳐 이 표지를 대규모로 지운다. 넘어가는 것은 예외적이고 보통 몇 세대 안에 사라진다.
  3. 서열이 바뀌지 않는다. 진화는 집단의 유전자 구성이 오래도록 달라지는 일인데, 몇 세대 만에 지워지는 표지는 그 원료가 되지 못한다.
  4. 장치 자체가 유전자다. 표지를 붙이고 떼는 효소들도 DNA에 적혀 있다. 즉 후성유전 시스템 전체가 자연선택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왜 이 이야기는 잘 퍼지는가

틀렸다고 배운 사람이 사실은 옳았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억눌린 쪽에 마음이 가고, 교과서를 뒤집는 반전은 기억에 잘 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바로 그 얘기입니다. 옳았는데 거부당한 사람이요.

리센코라는 경고

이 문제가 왜 사소하지 않은지 보여주는 예가 있습니다.

1930년대 소련에서 트로핌 리센코는 획득형질 유전을 국가 과학으로 만들었습니다. 노력하면 성질이 바뀌고 그것이 전해진다는 그림이 당대의 이념과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유전자를 말하는 것은 반동으로 몰렸습니다.

무엇이 남았는가

발상이 남았다종은 변한다

창조된 그대로 고정되어 있다는 세계에서 시간에 따라 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첫 사람이다

분류가 남았다무척추동물

이 말을 만든 사람이고, 무척추동물 분류의 기초를 놓았다

현상은 진짜다환경이 몸을 바꾼다

같은 유전자라도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자란다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렇게 얻은 것이 자손에게 넘어가지 않을 뿐이다

  1. 1735린네 — 종은 창조된 그대로 불변이라는 분류 체계
  2. 1809라마르크 — 『동물철학』, 종이 변한다고 말하다
  3. 1859다윈 — 방향 없는 변이와 선택 (획득형질은 그도 믿었다)
  4. 1865멘델 — 유전이 알갱이임을 보이다
  5. 1889바이스만 — 쥐꼬리 실험과 생식질 이론
  6. 1937현대적 종합 — 라마르크식 유전이 공식적으로 빠지다
  7. 1940s리센코 — 소련에서 획득형질 유전이 국가 과학이 되다
  8. 1942워딩턴 — 후성유전이라는 말을 만들다 (발생을 설명하려고)
  9. 1953왓슨·크릭 — DNA 구조
  10. 2000s세대를 넘는 후성유전 표지가 보고되기 시작하다
남은 질문라마르크는 부당하게 조롱당했고, 동시에 정당하게 틀렸습니다. 두 문장은 함께 참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틀린 사람'으로 분류하고 치워둘 때, 그가 옳았던 부분까지 같이 버리고 있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