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통째로 실험 장비로 쓴 사람들이 있고, 몸 안에서 바로 면역세포를 만드는 치료가 시험됐고, 빛 두 알을 짝지었더니 현미경이 네 배 잘 보게 됐고, 유엔은 1.5도를 넘게 된다고 인정했습니다. 네 소식을 아틀라스의 긴 이야기에 붙여 읽습니다.
우주
일본 연구진이 지구 자기장 10년치 기록을 뒤져 암흑물질 후보 입자를 찾았습니다. 지상 실험보다 백 배 촘촘한 그물입니다.
우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데 은하를 붙잡고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을 암흑물질이라 부릅니다. 정체 후보 가운데 액시온이라는 아주 가벼운 입자가 있는데, 만약 정말 있다면 지나가면서 아주 약한 전기와 자기의 흔들림을 남길 것이라고 예측돼 왔습니다.
문제는 그 흔들림이 너무 약해서 실험실 장치로는 잡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아예 지구를 장비로 삼았습니다. 땅 위와 전리층 — 대기 높은 곳에 있는 전기를 띤 공기층 — 사이의 빈 공간을 하나의 커다란 통으로 본 것입니다. 세계 곳곳 관측소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기록해 둔 자기장 자료를 겹쳐 보았더니, 설명되지 않는 신호 후보가 몇 개 나왔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가진 것으로 잰다는 발상은 오래됐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막대기 하나와 그림자로 지구 둘레를 쟀습니다. 이번에는 지구가 자로 쓰인 게 아니라 검출기로 쓰인 셈입니다. 자석이 움직이면 전기가 생긴다는 패러데이의 발견을 거꾸로 세워, 아주 작은 자기의 떨림을 읽어 낸 것이기도 합니다.
조심할 것후보 신호는 발견이 아닙니다. 지구 자기장은 태양과 번개가 늘 흔들어 놓기 때문에, 그중 무엇이 잡음인지 가리는 일이 남았습니다.
출처 · ScienceDaily
생물
주사 한 번으로 환자의 면역세포를 개조하는 방식이 자가면역질환 환자 16명에게 시험돼 좋은 신호를 냈습니다.
면역세포를 고쳐 병과 싸우게 하는 치료는 이미 있습니다. 다만 절차가 큽니다. 피를 뽑아 T세포를 골라내고, 실험실에서 유전자를 고쳐 불린 다음, 다시 몸에 넣습니다. 몇 주가 걸리고 값도 아주 비쌉니다.
이번에는 그 과정을 몸 안으로 옮겼습니다. 병을 일으키는 부분을 걷어 낸 바이러스에 설계도만 실어 주사하면, 바이러스가 T세포를 찾아가 설계도를 넣어 주고 몸이 스스로 개조된 세포를 만듭니다. 다발성경화증처럼 면역이 제 몸을 공격하는 병을 앓는 16명에게 시험했더니 움직임과 기억이 좋아지고 피로가 줄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베이에린크가 세균을 다 걸러 낸 즙에서 병이 남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라는 것을 처음 알아본 지 백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때는 잡히지도 보이지도 않는 적이었는데, 지금은 설계도를 나르는 배달부로 쓰입니다. 제너가 몸의 면역을 훈련시켰다면, 이번 치료는 잘못 배운 면역을 다시 배우게 하는 쪽입니다.
조심할 것16명은 아주 적은 수이고 비교할 대조군도 없습니다. 면역을 건드리는 치료는 몇 해를 두고 봐야 안전한지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Nature
물리
칼텍 연구진이 얽힌 광자 쌍을 써서 같은 렌즈로 네 배 촘촘하게 보는 현미경 기술을 내놨습니다.
현미경에는 렌즈를 아무리 잘 갈아도 넘지 못하는 벽이 있습니다. 보는 데 쓰는 빛 자체가 물결이라 가장자리가 번지기 때문입니다. 물결의 폭보다 작은 것은 뭉개져서 두 개인지 하나인지 구별되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렌즈 대신 빛을 손봤습니다. 광자 두 개를 얽힌 상태로 만들면 둘이 한 몸처럼 움직여서, 물결의 폭이 절반인 빛 하나처럼 굴게 됩니다. 그만큼 더 촘촘하게 잴 수 있고, 결과가 네 배 또렷해졌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훅이 코르크를 얇게 저며 작은 방들을 보고 세포라 이름 붙인 뒤로, 더 작은 것을 보겠다는 욕심이 렌즈를 갈아 왔습니다. 이번에는 갈 것이 렌즈가 아니라 빛이었습니다. 아스페가 얽힘이 진짜라는 것을 실험으로 가려낸 지 사십 년 만에, 그 얽힘이 이제 작업 도구가 된 셈입니다.
조심할 것얽힌 광자는 만들기 까다롭고 수가 적어 사진 한 장 얻는 데 오래 걸립니다. 실험실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출처 · Phys.org
지구
유엔환경계획이 1.5도는 몇 해 안에 넘게 된다고 인정하고, 넘은 뒤 다시 내려오는 길을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파리협정이 정한 선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까지였습니다. 새 보고서는 그 선을 곧 넘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가장 잘 풀려도 1.8도까지 오르고, 대부분의 경우 2도를 넘길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목표의 모양이 바뀌었습니다. 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는 폭을 되도록 작게 하고 넘어 있는 기간을 되도록 짧게 하는 것입니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이미 공기에 나가 있는 이산화탄소를 도로 빼내야 그 길이 가능해집니다. 오래 넘어 있을수록 빙상이 무너지거나 아마존이 마르는 것처럼 한 번 넘으면 되돌릴 수 없는 문턱을 건드릴 위험이 커집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1896년 아레니우스가 공기 속 이산화탄소가 늘면 지구가 따뜻해진다고 계산했을 때, 사람들은 추운 나라에는 좋은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킬링이 하와이에서 매일 공기를 재기 시작한 뒤에야 그 늘어남이 눈에 보이는 곡선이 됐습니다. 오늘 소식은 그 곡선의 끝에 서서 무엇을 할지 정하는 이야기입니다.
조심할 것넘었다가 되돌아온다는 말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뜻이 아닙니다. 녹아 버린 빙상과 물에 잠긴 섬은 온도가 내려와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출처 · UN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