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주망원경이 떠났고, 지하 깊은 곳에서 이상한 신호가 잡혔고, DNA 글자가 여덟 개가 됐고, 멍게가 늙은 쥐를 젊게 했고, 세균으로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다섯 소식을 아틀라스의 긴 이야기에 붙여 읽습니다.
우주
NASA의 로먼 우주망원경이 발사됐습니다. 목표는 암흑물질·암흑에너지의 정체와 외계행성 직접 촬영.
허블 망원경은 우주를 아주 깊게 보지만 한 번에 보는 하늘은 좁습니다. 바늘구멍으로 밤하늘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로먼은 같은 깊이로 한 번에 천 배 넓게 봅니다. 3억 화소짜리 카메라 덕입니다.
지구에서 160만 킬로미터 떨어진 자리까지 석 달을 날아갑니다. 태양과 지구의 당기는 힘이 균형을 이루어 망원경이 가만히 떠 있을 수 있는 곳입니다. 첫 사진은 2027년 초에 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허블은 1929년 은하들이 서로 멀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 발견이 '우주는 팽창한다'로 이어졌고, 로먼이 재려는 암흑에너지는 그 팽창이 왜 점점 빨라지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백 년 전 질문의 다음 장입니다.
조심할 것발사 성공과 관측 성공은 다릅니다. 도착해서 거울을 펴고 온도를 맞추는 석 달이 진짜 고비입니다.
출처 · NASA
물리
지하 액체 제논 검출기에서 설명 안 되는 신호 하나. 신뢰도 2.6시그마, 발견 인정선은 5시그마.
미국 사우스다코타의 옛 금광 깊은 곳에 커다란 통이 있습니다. 안에는 액체 제논이 가득하고, 무언가 지나가며 부딪히면 아주 작은 빛이 납니다. 우주에서 오는 다른 것들은 바위가 다 막아 주니, 여기까지 오는 것은 아주 드문 손님뿐입니다.
그 통에서 이상한 신호 하나가 잡혔습니다. 우연히 그럴 확률이 200분의 1쯤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이 정도로는 발견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우연일 확률이 350만분의 1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것이 5시그마입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왜 그렇게 까다로울까요. 실험을 수천 번 하면 200분의 1짜리 우연은 수십 번 일어납니다. '이상한 것을 봤다'와 '새로운 것을 찾았다'는 다른 문장입니다. 3편에서 담뱃잎 병 즙이 필터를 통과했을 때 처음엔 필터가 샌다고 생각했던 것과 같은 조심성입니다.
조심할 것데이터가 더 쌓이면 신호가 커질 수도,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지켜볼 만하다'까지입니다.
출처 · ScienceDaily
생물
사람이 만든 여덟 글자 DNA를 세포의 읽기 기계가 그대로 읽어 낸다는 것을 확인.
생명의 설계도는 A·T·G·C 네 글자로만 쓰여 있습니다. 40억 년 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인공으로 글자 넷을 더 만들어 여덟 글자짜리 DNA를 썼고, 세포 안에서 설계도를 읽어 옮겨 적는 기계가 그것을 틀리지 않고 읽는 것을 전자현미경으로 봤습니다.
세포의 기계를 고치지 않고도 자연에 없는 설계도를 다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정 암세포를 찾아내는 진단 같은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네 글자라는 것 자체가 당연한 게 아니었습니다. 1944년 에이버리가 유전을 나르는 것이 단백질이 아니라 DNA라는 것을 밝혔고, 1953년 그 글자가 어떻게 짝을 짓는지가 나왔습니다. 오늘 소식은 그 글자 수가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지구 생명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조심할 것여덟 글자 생물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시험관 안에서 기계가 읽어 냈다는 이야기입니다.
출처 · ScienceDaily
생물
멍게에 많은 지질 '플라즈말로겐'을 먹인 늙은 쥐가 미로를 더 잘 찾고 털빛까지 돌아왔다는 스탠퍼드 연구.
멍게에는 뇌와 신경에 많은 기름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늙은 쥐에게 먹였더니 길 찾기와 기억이 좋아지고 뇌의 염증이 줄었습니다. 흰 털이 다시 검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연구자들 스스로 못을 박았습니다. 쥐에서 된 일이 사람에서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요. 사람 대상 연구가 더 있어야 합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백 년 전 메치니코프가 불가리아 노인들이 요구르트를 먹는다는 소문을 듣고 매일 요구르트를 먹었습니다. 증명은 못 했지만 질문은 남았습니다. 오늘 소식은 그 질문의 2020년대판입니다. 그때는 소문이 증거였고 지금은 쥐가 증거입니다. 사람까지는 아직 한 걸음 남았습니다.
조심할 것멍게를 많이 먹는다고 젊어지지 않습니다. 쥐에게 준 양과 형태는 밥상의 멍게와 다릅니다.
출처 · ScienceDaily
기술
MIT가 세균 무리를 화학 신호로 켜고 끄는 스위치처럼 만들어, 접시 위에서 덧셈까지 하는 회로를 짰다.
컴퓨터 속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켜고 끄는 스위치입니다. 연구팀은 세균이 특정 화학물질을 받으면 켜지고 안 받으면 꺼지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세균 무리를 한천 접시 위에 5밀리미터 간격으로 찍어 놓으면 신호가 옆 무리로 옮겨 가며 덧셈 같은 계산을 합니다.
계산 한 번에 여덟 시간이 걸리니 컴퓨터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식물 뿌리나 잎에 발라 두면 가뭄이나 해충을 스스로 알아채고 방어 물질을 만드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아틀라스 눈으로 보면이진법 놀이판에서 켜짐과 꺼짐 두 가지만으로 셈을 한다는 것을 봤다면, 스위치가 꼭 전기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보입니다. 미생물 시리즈에서 세균이 옆집에 능력을 넘겨준다고 했는데, 이번엔 사람이 그 '옆집으로 넘기기'를 회로 선으로 씁니다.
조심할 것살아 있는 회로는 온도와 먹이에 따라 달리 움직입니다. 실험실 접시 밖에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가 다음 과제입니다.
출처 · MI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