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이 유독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수학은 직관이 도와주는데, 확률은 직관이 정면으로 배신하는 동네입니다. 그러니 여기서는 직관과 싸우지 않겠습니다 — 직관이 틀리는 현장을 직접 겪게 해 드리고, 그다음 직관 없이도 되는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손잡이 — 기억
여기, 방금 아홉 번 연속 앞면이 나온 동전이 있습니다. 「이제 뒷면이 나올 차례」라는 목소리가 마음속에서 들린다면 — 정상입니다. 대부분 그렇게 느낍니다. 자, 열 번째를 직접 던져 보십시오. 몇 번이고요.
앞 앞 앞 앞 앞 앞 앞 앞 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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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연속 앞면 뒤의 「열 번째」 기록
쌓일수록 반반 근처로 갑니다. 뒷면이 「차례」였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 동전은 앞의 아홉 번을 모릅니다. 기억이 없는 것에 차례가 있을 리 없지요. 이 착각(도박사의 오류)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사람 직관의 기본값입니다. 확률이 계산으로 발명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느낌은 여기서 믿을 것이 못 되니까.
두 번째 손잡이 — 분모
주사위 두 개를 던져 합을 봅니다. 합 7 과 합 12 — 「둘 다 그냥 숫자 하나인데 나올 가능성도 비슷하지 않을까?」 확인해 봅시다. 확률의 전부는 분수 하나입니다. (그 경우의 수) ÷ (모든 경우의 수). 아래 격자가 그 분모, 「모든 경우」 서른여섯 칸입니다.
합 7 로 가는 길은 여섯 칸, 합 12 로 가는 길은 한 칸 — 같은 「숫자 하나」라도 길의 개수가 다릅니다. 분모 36 이 눈에 보이는 순간 직관은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세면 되니까요. 확률에서 길을 잃는 지점은 거의 언제나 분자가 아니라 분모입니다 — 「모든 경우」가 몇 칸인지 놓치는 순간부터 어긋납니다.
이 계산은 도박 빚 문제에서 태어났다
주사위는 수천 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우연을 계산한 것은 사백 년이 안 됩니다.
판돈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1654년, 도중에 끝난 도박의 판돈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두 수학자가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판」의 값을 세는 법 — 확률론은 이 편지들에서 태어났습니다.
가능성에 자를 대다
불가능이 0, 확실이 1. 그 사이의 모든 가능성에 눈금을 매기자, 「아마도」와 「글쎄」로 뭉개지던 말들이 비교 가능한 수가 됐습니다. 일기예보의 70% 는 이 자 위의 한 눈금입니다.
기계는 확률로 말한다
지금 이 글을 만든 AI 도 매 낱말을 확률로 고릅니다. 보험료, 신약 판정,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각까지 — 현대의 판단은 대부분 이 분수 위에 서 있습니다. 확률을 읽는 눈이 곧 세상을 읽는 눈이 된 셈입니다.
도박 빚 문제에서 태어난 계산이 사백 년 만에 문명의 판단 기준이 됐습니다. 직관이 배신하는 곳이라 계산이 필요했고, 계산이 필요한 곳이라 가장 쓸모 있어진 것입니다.
동전과 주사위 너머로 이 계산이 어디까지 가는지.
용어집 전체 보기 →여기에 연습문제는 없습니다. 열 번째 동전이 아홉 번을 모른다는 것을 겪어 보고, 분모 서른여섯 칸을 눈으로 세어 봤다면, 이 페이지가 할 일은 끝났습니다.
동전이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면, 거꾸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 내가 무언가를 알고 나면, 확률은 변할까요? 첫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이 정말 병에 걸렸을 확률은? 그 답이 조건부확률이고, 그 길 끝에 「AI 는 왜 확률로 답하는가」가 기다립니다. 계보도의 흐린 마디들 — 다음은 그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