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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풀이

내 몸의 세입자들 — 유익균과 유해균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광고는 말합니다. 나쁜 균을 없애고 좋은 균을 채우라고. 그런데 우리 장에 사는 대장균은 좋은 균일까요, 나쁜 균일까요. 답은 '어디 있느냐'입니다. 사람 세포 수만큼의 세입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그들을 누가 먹여 키우는지 이야기입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25분 분량갱신 2026-09-06

내 세포 수만큼

1편 도구에서 몸 그림을 눌러 봤다면 이미 압니다. 이 과 몸 곳곳의 이웃들 이야기입니다. 장이 서울이고 입이 부산이고 피부는 사막이며 겨드랑이는 오아시스입니다. 다 합치면 사람 몸의 세포 수와 맞먹습니다. 무게로는 뇌 하나쯤 됩니다.

그리고 이 조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지문처럼요. 같은 집에 사는 가족끼리는 조금 닮고, 개를 키우는 집은 개와도 조금 닮습니다. 태어나서 세 살까지 누구를 만났느냐가 평생 가는 조합을 거의 정합니다.

그들이 하는 일

세입자라고 했지만 집세를 냅니다. 네 가지 일을 합니다.

  1. 우리가 소화 못 하는 것을 대신 먹습니다. 채소의 질긴 섬유질은 위와 소장에서 소화가 안 되고 대장까지 내려갑니다. 거기서 이웃들이 먹고, 먹고 남긴 것을 내놓는데 그것이 대장 벽의 밥이 됩니다.
  2. 비타민을 만듭니다. 피를 굳게 하는 비타민과 몇 가지 비타민 B는 우리 몸이 못 만들고 이웃들이 만들어 줍니다.
  3. 면역을 훈련시킵니다. 어릴 때 이웃들을 만나면서 면역은 누가 적이고 누가 아닌지를 배웁니다. 이 연습이 부족하면 면역이 먼지와 땅콩에도 화를 냅니다.
  4.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방이 다 차 있으면 나쁜 손님이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방이 비면 아무나 들어옵니다.

요구르트를 먹으면 오래 살까

이 이웃들이 몸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처음 말한 사람은 파스퇴르 연구소의 메치니코프였습니다. 백 년 전입니다. 그는 불가리아 시골에 노인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요구르트를 매일 먹었습니다. 증명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질문은 남았고, 유산균 음료 산업이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좋은 균, 나쁜 균이라는 말

광고는 균을 두 편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균에게는 편이 없습니다. 자리와 수가 있을 뿐입니다.

대장균은 장에서는 비타민을 만드는 이웃이고 방광에 가면 병균입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콧속에서는 세입자고 상처에 들어가면 말썽꾼입니다. 유산균도 심장 판막에 가면 병을 일으킵니다. 같은 균입니다. 어디 있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위 속 헬리코박터는 더 묘합니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범인이 맞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 이 균이 없는 아이들에게 천식과 알레르기가 더 많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수천 년을 함께 살았으니 면역이 이 균에 맞춰 연습해 온 것일지 모릅니다. 범인이면서 이웃입니다.

밥상이 정한다

그럼 무엇이 갈라 놓을까요. 어느 무리가 붐비고 어느 무리가 조용해지는지는 누구를 먹여 키우느냐가 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밥상이 정합니다.

섬유질은 위와 소장에서 소화가 안 되어 대장까지 내려갑니다. 채소, 현미, 콩, 과일, 양파, 마늘. 우리가 못 먹는 것이 이웃의 밥입니다. 설탕과 흰 빵은 위쪽에서 다 흡수됩니다. 대장에 도착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웃은 굶고, 입 속 충치균만 잔치를 합니다.

김치, 된장, 요구르트, 치즈는 살아 있는 균을 데려옵니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지나가는 손님입니다. 며칠 머물다 나갑니다. 김치가 좋은 진짜 이유는 유산균이 아니라 유산균과 함께 오는 배추 섬유질입니다. 이웃에게 밥을 실어 보내는 것입니다.

막걸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생막걸리 한 병에는 요구르트 못지않은 유산균과 살아 있는 효모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막걸리는 유산균 음료'라는 말이 돕니다. 반은 맞습니다. 그런데 2편에서 말한 대로 발효했다고 다 몸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막걸리는 술이고, 술은 장 이웃을 줄입니다. 유산균 때문에 마시는 술은 없습니다. 좋아서 마시는 것이고, 그건 그것대로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종류입니다. 이웃이 여러 종류일수록 건강합니다. 한 가지 채소를 많이 먹는 것보다 여러 채소를 조금씩 먹는 것이 낫습니다. 일주일에 서른 가지 식물을 먹는 사람의 장이 열 가지 먹는 사람보다 붐빕니다. 밥상에 무엇을 올리면 누가 좋아하는지, 도구 판 3에서 직접 놓아 보세요.

도구 몸속 미생물 지도 — 내 몸의 세입자들은 어디 사나 몸 그림의 점을 누르면 그 자리에 누가 얼마나 살고 무슨 일을 하고 뭘 좋아하는지 나옵니다. 장은 서울, 피부는 사막, 겨드랑이는 오아시스. 자리마다 흔한 오해 하나씩을 바로잡습니다. 판 2 얼굴 도감에서는 코로나·파지·유산균·효모 같은 이웃들의 얼굴을 봅니다. 판 3 밥상 놀이판은 음식을 접시에 올리면 장 이웃과 충치균 중 누가 좋아하는지 보여 주고(막걸리 포함), 판 4 오해 골라내기는 시리즈의 흔한 오해 열 개를 맞다/오해로 고르는 퀴즈입니다.

항생제 뒤에 오는 것

항생제를 한 번 먹으면 장 이웃의 절반쯤이 사라집니다. 세균 병을 고치는 데는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데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고, 몇몇은 영영 안 돌아옵니다. 그리고 빈자리가 생깁니다.

빈자리에는 평소 구석에서 조용히 살던 말썽꾼이 들어와 붐빕니다. 심하면 설사가 멎지 않는 병이 됩니다. 이 병을 고치는 방법 하나가 놀랍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장 이웃을 옮겨 심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대변을 옮깁니다. 항생제로는 안 낫던 환자 열 중 아홉이 이것으로 낫습니다.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약이었습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첫 이웃은 엄마에게서

아기는 태어나면서 첫 세입자를 받습니다. 엄마 몸을 지나오며 엄마의 이웃을 물려받습니다. 모유에는 아기가 소화 못 하는 당이 들어 있는데, 아기 것이 아니라 아기 장 속 이웃의 밥입니다. 엄마는 아기와 아기의 세입자를 함께 먹입니다.

그래서 너무 깨끗한 어린 시절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흙을 만지고 개를 안고 형제와 뒹구는 아이의 면역은 연습을 많이 합니다. 4편에서 손 씻기가 사람을 살린다고 했고 그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온몸을 온종일 소독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웃까지 내쫓는 일입니다.

항생제가 이웃을 절반이나 없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항생제는 원래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곰팡이가 세균과 싸우려고 만든 무기를 사람이 빌린 것입니다. 실수로 오염된 접시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리고 세균이 우리보다 빨리 배운다는 이야기. 다음 편입니다.

남은 질문내 세포 수만큼의 남이 내 안에 산다면 — 내가 먹는 밥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