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 크릭
생명의 설계도는 어떤 모양일까?
그때 그곳
왓슨과 크릭은 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한 것은 모형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금속판과 철사로 원자와 결합을 만들어 이리저리 맞춰보는 것이죠. 폴링이 단백질에서 성공한 방법이었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손에 쥔 재료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샤가프가 밝혀둔 이상한 규칙. 어떤 생물의 DNA를 분석해도 아데닌과 티민의 양이 같고, 구아닌과 시토신의 양이 같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둘째, 프랭클린의 회절 자료에서 나온 수치들.
셋째, 염기를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 놓아본다는 발상이었습니다.
알아낸 것
두 가닥이 나선으로 감기고, 염기들이 안쪽에서 짝을 이룹니다. 아데닌은 티민과만, 구아닌은 시토신과만 맞물립니다. 크기와 결합 각도가 그렇게만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죠. 샤가프의 규칙이 저절로 설명됩니다.
그런데 진짜 아름다움은 다른 데 있습니다.
두 가닥이 서로 짝을 이루고 있으니, 한쪽만 있으면 나머지 한쪽이 무엇인지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그러니 두 가닥을 풀면 각각이 상대를 다시 만들어낼 본이 됩니다.
구조를 보는 순간 어떻게 복제되는지가 함께 보인 겁니다. 논문의 마지막 문장은 이랬습니다. 우리가 가정한 이 짝짓기가 유전 물질의 복제 방식을 곧바로 시사한다는 점을, 우리는 놓치지 않았다고요.
이전 생각
유전 물질이 어떻게 복제되는지 아무도 몰랐다
증거
회절 자료의 수치와 맞아떨어지고 샤가프의 규칙까지 설명한 모형
그 뒤
이후 분자생물학이 열립니다. 다만 이 발견이 어떤 자료 위에 세워졌는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