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풀이
달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재는가
줄자를 던질 수 없는 곳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삼각형을 만드는 것. 이 방법 하나로 사람은 달과 태양과 별과 은하까지의 거리를 차례로 알아냈습니다.
강가를 따라 옆으로 50미터 걸어갑니다. 그리고 두 지점에서 각각 나무 쪽을 바라보며 각도를 잽니다.
이제 삼각형이 하나 생겼습니다. 내가 걸은 50미터가 한 변이고, 두 끝에서 나무를 향한 두 각을 압니다.
그럼 달까지는
똑같이 하면 됩니다. 다만 밑변이 문제입니다.
강 건너 나무라면 50미터를 걸으면 각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달은 훨씬 멀어서, 50미터를 걸어봐야 각도 차이가 없습니다. 밑변이 훨씬 길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한 번 재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가까운 것을 삼각형으로 재고, 그 값을 발판 삼아 더 먼 것을 재는 다른 방법을 눈금 맞추고, 다시 그것을 발판 삼아 더 멀리 갑니다. 사다리처럼요.
여기부터 조금 더
멀리 있는 산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걸어갈 수 없다면, 두 곳에서 산을 바라보면 됩니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알고, 각 지점에서 산이 보이는 각도를 재면, 삼각형의 나머지가 전부 정해집니다.
천체에 이 방법을 쓸 때 어려운 점은 밑변입니다. 대상이 멀수록 밑변이 길어야 각도 차이가 잴 만큼 벌어집니다. 달 정도면 지구 위의 두 지점으로 충분하지만, 별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림자를 밑변으로 쓰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삼각형을 다른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이루는 각이 직각이라는 점을 이용해 태양이 달보다 몇 배 먼지 계산했습니다. 각도를 정밀하게 재지 못해 답은 크게 빗나갔지만, 방법 자체는 옳았습니다.
히파르코스는 더 영리했습니다. 그는 월식을 썼습니다. 월식 때 달에 드리우는 지구 그림자의 크기를 재면, 지구와 달의 크기 비율이 나옵니다. 지구 크기는 에라토스테네스 덕분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별은 훨씬 어려웠다
별에 같은 방법을 쓰려면 훨씬 긴 밑변이 필요합니다. 가장 긴 밑변은 지구가 반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 즉 궤도의 지름입니다. 이것을 쓰는 것이 입니다.
그런데 그 긴 밑변으로도 각도가 1초각에 못 미쳤습니다. 300년 동안 아무도 잡아내지 못했고, 그 실패가 지동설을 의심하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1838년 베셀이 마침내 성공합니다.
거울을 놓고 오다
1969년 이후 달까지의 거리는 삼각형 없이 잽니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반사경을 설치하고 왔기 때문입니다.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면 됩니다.
| 방법 | 시대 | 오차 |
|---|---|---|
| 월식의 그림자 | BC 2세기 | 수 퍼센트 |
| 삼각측량 정밀화 | 18~19세기 | 0.1% 수준 |
| 전파 반사 | 1950년대 | 수 킬로미터 |
| 레이저 반사경 | 1969~ | 수 센티미터 |
이 정밀도 덕분에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달이 해마다 약 3.8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석 때문에 지구의 자전이 아주 조금씩 느려지고, 그만큼의 회전 에너지가 달의 궤도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사다리
천문학이 거리를 재는 방식은 사다리에 비유됩니다. 가까운 것을 삼각형으로 재고, 그 결과를 발판 삼아 더 먼 것을 재는 방법을 보정하고, 다시 그것을 발판 삼아 더 멀리 갑니다.
이 사다리의 첫 칸이 삼각측량입니다. 첫 칸이 틀리면 위쪽이 다 틀립니다. 그래서 우주의 크기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일은 대개 사다리 아래쪽 칸이 수정될 때 벌어집니다.
남은 질문닿을 수 없는 곳까지의 거리를, 우리는 늘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해 계산했습니다. 그 첫 칸이 틀렸다면 우리는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