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배 — 쇳덩이는 왜 물에 뜨고, 뱃머리 밑에는 왜 혹이 달렸나

쇠못은 가라앉는데 쇠로 만든 배는 뜹니다. 그리고 큰 배 앞머리 물속에는 이상한 혹이 달려 있습니다. 둘 다 물이 하는 일을 알고 나면 당연해집니다. 대전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부산의 해양과학기술원이 그 물을 연구합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24분 분량갱신 2026-09-10

물은 밀려난 만큼 되민다

욕조에 들어가면 물이 올라오고 몸이 가벼워집니다. 둘은 같은 일입니다. 몸이 차지한 만큼 물이 밀려나고, 밀려난 물은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몸을 위로 밉니다. 밀려난 물의 무게만큼 밉니다. 이것이 입니다.

쇠못은 밀어내는 물이 조금이라 위로 미는 힘도 조금입니다. 배는 속이 비어 아주 많은 물을 밀어냅니다. 그 물의 무게가 배의 무게보다 크면 뜹니다.

말로만 들으면 잘 안 믿깁니다. 아래 놀이판에서 쇠 상자의 속을 직접 파내 보세요. 어디서부터 뜨기 시작하는지 보입니다.

도구 부력 놀이판 — 쇳덩이는 왜 물에 뜰까 상자의 재료와 속과 액체를 골라 띄워 보고 배에 짐을 실어 어디까지 가라앉는지 봅니다.

배는 물을 가르는 게 아니라 파도를 만든다

배가 달리면 무엇이 힘을 잡아먹을까요. 물과 비비는 마찰이 있습니다. 앞뒤 압력 차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배에만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배가 지나간 자리에 물결이 남습니다. 그 물결은 공짜가 아닙니다. 전부 배가 낸 에너지입니다. 빠르게 달릴수록 이 몫이 급격히 커져서, 큰 배가 쓰는 힘의 상당 부분이 파도 만드는 데 들어갑니다. 이것이 가운데 조파저항입니다.

놀라운 대목은 여기입니다. 이 파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지울 수는 있습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띄우기 전에 끌어 본다

배를 만들어 놓고 저항이 크면 늦습니다. 그래서 만들기 전에 작은 모형을 물에 띄우고 끌어 봅니다. 길이 200미터짜리 실내 수조에 모형을 매달고 일정한 속도로 끌면서 뒤로 잡아당기는 힘을 잽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모형에서 잰 저항을 그냥 몇 배 하면 실제 배 값이 안 나옵니다. 파도는 배 크기에 따라 달리 커지고 마찰은 또 달리 커지기 때문입니다. 둘을 따로 떼어 각각 키우는 계산법이 백 년 넘게 다듬어져 왔습니다.

대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이 긴 수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파도를 일부러 만드는 수조도 있어서, 태풍 속 파도에 배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방 안에서 시험합니다.

바다 자체를 재는 곳

배가 다니려면 바다를 알아야 합니다. 어디가 얼마나 깊은지, 물이 언제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태풍 때 파도가 얼마나 높은지.

  1. 해양과학기술원 (부산) — 해류와 심해, 해양 로봇. 이어도에 바다 위 관측소를 세워 태풍이 오는 길목을 지킵니다.
  2. 국립해양조사원 (부산) — 바다의 지도. 깊이를 재서 해도를 그리고 조석을 예보합니다. 독도 해저 지형도 여기서 쟀습니다.
  3. 국립수산과학원 (부산) — 바다에 무엇이 얼마나 사는지 셉니다.
  4. 극지연구소 (인천) — 얼음 바다. 19편에서 본 곳입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퍼센트인데 깊은 바다는 달 표면보다 덜 알려져 있습니다. 위성이 바닷속은 못 보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고 가서 직접 재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배는 스스로 간다

지금 연구의 큰 줄기는 둘입니다. 사람 없이 가는 배와 기름 안 쓰는 배입니다. 사람 없이 가려면 10편의 로봇 문제가 바다 위로 옮겨 옵니다. 파도와 안개 속에서 다른 배를 알아보고 피해야 합니다.

기름 안 쓰려면 11편의 수소가 배로 옵니다. 다만 배는 자동차보다 훨씬 무겁고 훨씬 오래 가야 해서 배터리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암모니아나 수소를 연료로 태우는 엔진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배를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는 자리가 넓습니다.

  1. 배의 모양을 설계하는 사람 — 조선해양공학입니다. 물의 흐름을 계산합니다.
  2. 모형을 만들고 끌어 보는 사람 — 수조 시험을 맡습니다. 모형 깎는 손과 계측이 함께 필요합니다.
  3. 바다를 재는 사람 — 해양학, 지구물리학입니다. 배를 타고 몇 달씩 나갑니다.
  4. 배를 실제로 짓는 사람 — 용접, 배관, 전기, 도장. 조선소의 대부분이 이 사람들입니다.
  5. 배를 모는 사람 — 항해사와 기관사. 해양대학과 해사고등학교에서 배웁니다.
  6. 바다 로봇을 만드는 사람 — 기계와 전자, 그리고 물속 통신입니다.

넷째 줄이 이 분야의 뜻밖이자 가장 넓은 자리입니다. 배 한 척에 용접 이음이 수십만 군데입니다. 5편에서 로켓의 용접하는 손을 봤는데, 배는 그 손이 수천 명 필요합니다. 조선소가 있는 부산, 거제, 울산에서 공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 바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다섯째 줄의 해사고등학교는 배 위에서 일하는 사람을 고등학교부터 기르는 곳입니다. 부산과 인천에 있습니다.

남은 질문파도를 없애는 게 아니라 다른 파도로 지웠다면 — 없앨 수 없는 문제를 우리는 어떤 식으로 풀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