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풀이
빨간 사과는 왜 빨갛나 — 우리는 사물을 본 적이 없다
사과가 빨간 건 사과가 빨강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우리 눈에 들어오는 건 사과에 부딪힌 그 빛도 아닙니다. 사과가 방금 새로 만들어 내던진 빛입니다.
전등에서 나온 이 사과로 갑니다. 그 빛에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이 전부 섞여 있습니다. 흰빛은 원래 다 섞여 있는 것입니다.
사과는 그중 대부분을 삼킵니다. 초록도 삼키고 파랑도 삼킵니다. 삼킨 빛은 사과 안에서 아주 약한 열이 됩니다. 그런데 빨강만은 삼키지 못하고 도로 뱉어냅니다.
그 뱉어낸 빨강이 내 눈으로 들어옵니다.
들어온 빛과 나가는 빛은 다른 빛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이상해집니다. 사과가 뱉은 빛은, 사과에 부딪힌 그 빛이 아닙니다.
부딪힌 빛은 거기서 사라집니다. 사과 표면의 아주 작은 알갱이가 그 빛을 받아 부르르 떨고, 떨면서 새 빛을 하나 만들어 내보냅니다. 받은 것과 내보낸 것은 다른 개체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과가 방금 만들어 내던진 빛을 보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조금 늦게요.
지금 보시는 화면도, 손등도, 창밖 나무도 전부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물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물이 뱉은 빛만 봤습니다.
천 년 전에는 반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눈에서 빛이 나가 물건을 더듬는다고요. 눈이 손전등이라는 얘기죠. 카이로의 한 사람이 어두운 방에 작은 구멍을 뚫어, 눈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바깥 풍경이 벽에 거꾸로 맺힌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요.
남은 질문우리가 보는 것이 사물이 아니라 사물이 뱉은 빛이라면, 아무도 보지 않는 방 안의 사과는 그때도 빨갛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