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플로지스톤 — 방향만 반대였던 100년

장작이 타면 재만 남고 가벼워집니다. 무언가 빠져나간 것이 분명해 보이죠. 그 무언가에 이름을 붙인 이론이 100년 동안 화학이었습니다. 그것은 틀렸는데, 틀린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관계는 맞았고 방향만 반대였습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34분 분량갱신 2026-08-12

이 시리즈는 틀린 이론을 구경거리로 늘어놓는 자리가 아닙니다. 왜 그럴듯했는지, 무엇을 남겼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것을 무너뜨렸는지를 봅니다.

타는 것은 무슨 일인가

지금은 답이 뻔해 보입니다. 그런데 18세기 초에는 이것이 화학에서 가장 큰 물음이었습니다.

불에 닿으면 어떤 것은 타고 어떤 것은 안 탑니다. 탄 것은 전혀 다른 물질이 됩니다. 나무는 재가 되고, 쇠는 붉은 가루가 되고, 그 가루를 숯과 함께 구우면 다시 쇠가 됩니다. 무엇이 오가는 걸까요.

1703년, 게오르크 슈탈이 답을 내놓습니다. 잘 타는 것 안에는 불의 성분이 들어 있고, 탄다는 것은 그것이 빠져나가는 일이다. 그리스어로 '태워진'이라는 말에서 이름을 따 이라 불렀습니다.

이 이론이 얼마나 잘 맞았는가

여기가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플로지스톤설은 어설픈 미신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거의 모든 관찰을 깔끔하게 설명했습니다.

  1. 유리종을 덮으면 촛불이 꺼진다 — 갇힌 공기가 플로지스톤으로 가득 차 더는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2. 숯은 거의 남김없이 사라진다 — 숯은 거의 순수한 플로지스톤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3. 금속 재를 숯과 함께 구우면 금속이 돌아온다 — 숯의 플로지스톤이 재로 옮겨 가기 때문이다.
  4. 밀폐된 방에서 촛불이 꺼질 때쯤 쥐도 죽는다 — 숨 쉬는 일과 타는 일이 같은 종류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속은 무거워진다

문제는 처음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쇠를 태우면 붉은 가루가 되는데, 그 가루가 원래 쇠보다 무겁습니다.

빠져나갔는데 무거워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 이론은 살아남았습니다. 살아남은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1. 플로지스톤은 음의 무게를 가진다. 그래서 빠져나가면 무거워진다.
  2. 플로지스톤은 무게가 아니라 부력을 가진다. 풍선처럼 물체를 들어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3. 무게는 그리 중요한 성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질의 변화다.

여기부터 조금 더

플로지스톤을 끝낸 것은 새로운 관찰이 아니었습니다. 금속이 무거워진다는 사실은 이미 1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끝낸 것은 저울이었습니다.

전부 재본 사람

1770년대, 앙투안 라부아지에는 남들이 안 하던 일을 했습니다. 반응 전과 후의 무게를 빠짐없이 잰 것입니다. 나온 물질만이 아니라 그릇과 공기까지 포함해서요.

밀폐된 그릇 안에서 금속을 태웠습니다. 금속은 무거워졌습니다. 그런데 그릇 전체의 무게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속이 늘어난 만큼 정확히, 그릇 안 공기가 줄어 있었습니다.

같은 기체, 다른 세계

흥미로운 것은 산소를 먼저 만든 사람이 라부아지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1774년에 그 기체를 얻어냈습니다. 그 안에서 촛불이 유난히 밝게 타고 쥐가 오래 살아남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스웨덴의 셸레는 더 먼저 얻었고요.

그런데 프리스틀리는 그것을 탈플로지스톤 공기라고 불렀습니다. 플로지스톤이 이미 빠져나간 공기라서 남의 것을 잘 받아들인다고 읽은 겁니다.

프리스틀리는 죽을 때까지 플로지스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라부아지에의 실험을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를 설득해서 이기지 않는다. 반대자들이 결국 죽고, 새 진리에 익숙한 세대가 자라나서 이긴다.막스 플랑크

무엇이 남았는가

플로지스톤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남긴 것이 없다고 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방향만 뒤집으면산화와 환원

플로지스톤을 잃는다 = 산소와 결합한다. 주고받는 짝이라는 구조는 그대로 살아남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연소 = 호흡

타는 일과 숨 쉬는 일이 같은 종류라는 통찰은 플로지스톤 쪽에서 먼저 나왔다

자기를 죽인 습관저울에 올리기

무게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 이 이론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라부아지에

그는 화학을 바꾸어놓고 20년 뒤 단두대에서 죽습니다. 세금 징수 청부업에 관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1794년, 쉰 살이었습니다.

그 머리를 베는 데는 한순간이면 족했지만, 같은 머리를 다시 얻으려면 백 년으로도 모자랄 것이다.라그랑주
  1. 1662보일 — 기체를 재기 시작하다
  2. 1703슈탈 — 플로지스톤설을 세우다
  3. 1774프리스틀리 — 산소를 얻고 탈플로지스톤 공기라 부르다
  4. 1783라부아지에 — 물이 원소가 아님을 보이다
  5. 1789라부아지에 — 저울로 플로지스톤을 끝내다
  6. 1794라부아지에, 단두대에서 죽다
남은 질문플로지스톤은 100년 동안 맞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관계를 바르게 붙들고 방향만 반대로 쥐고 있었죠. 지금 우리가 옳다고 여기는 것 가운데 그런 것이 있다면, 무엇이 그것을 알려줄까요? 이 시대의 저울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