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풀이
우리 은하의 크기는 어떻게 쟀나
삼각측량은 가까운 별까지가 한계입니다. 그보다 멀면 각도가 잴 수 없을 만큼 작아집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이 필요했고, 그 방법은 하버드 천문대에서 사진 건판을 들여다보던 한 사람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불빛이 100와트 전구라는 걸 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100와트짜리가 이만큼 흐리게 보인다면 거리는 얼마다 — 계산이 됩니다.
삼각측량으로는 안 됩니다. 별은 너무 멀어서 지구 궤도만 한 밑변으로도 각도가 1초각이 안 됩니다. 몇 광년 안쪽의 가까운 별이 한계입니다. 은하 전체는커녕 그 근처도 못 갑니다.
스스로 알려주는 별
그런데 몇 와트인지 알려주는 별이 있었습니다.
어떤 별들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합니다.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규칙적으로 되풀이하죠. 그리고 그 별들 사이에는 이런 규칙이 있었습니다. 밝은 별일수록 천천히 깜빡인다.
이 규칙을 찾아낸 사람은 망원경을 만질 수 없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하버드 천문대에서 남이 찍어온 사진 건판의 별 밝기를 재어 적는 일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밤하늘의 별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어떻게 알까요. 밝게 보인다고 가까운 것이 아닙니다. 밝기는 두 가지가 섞인 값입니다. 별 자체가 얼마나 밝은가, 그리고 얼마나 멀리 있는가.
만약 어떤 별이 실제로 얼마나 밝은지를 알 수 있다면, 보이는 밝기와 비교해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100와트 전구인 줄 알면 얼마나 흐리게 보이는지로 거리를 알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밝기가 변하는 별
레빗은 하버드 천문대에서 사진 건판을 검사하는 일을 했습니다. 망원경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찍혀 온 건판에서 별의 밝기를 재어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일을 하던 여성들은 계산수라 불렸고, 시간당 임금을 받았으며, 관측 시간을 배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맡은 것은 소마젤란운의 변광성이었습니다.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되풀이하는 별들입니다. 그는 1,777개를 찾아냈고, 그중 25개에 대해 밝기가 변하는 주기를 정밀하게 쟀습니다.
그리고 규칙을 발견합니다. 밝은 별일수록 주기가 길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별의 밝기와 주기 사이에 깔끔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왜 이것이 결정적인가
- 소마젤란운의 별들은 모두 대체로 같은 거리에 있다. 한 덩어리로 뭉쳐 있으니까.
- 같은 거리에 있다면 보이는 밝기의 차이는 곧 실제 밝기의 차이다.
- 그런데 그 실제 밝기가 주기와 규칙적으로 대응한다.
- 그러면 어떤 변광성이든 주기만 재면 실제 밝기를 알 수 있다.
- 실제 밝기와 보이는 밝기를 비교하면 거리가 나온다.
다만 이 방법에는 눈금 맞추기가 필요했습니다. 레빗의 관계는 '주기가 이러면 저 별보다 몇 배 밝다'는 상대적인 것이었지, 절대적인 밝기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가까운 변광성 하나의 거리를 삼각측량으로 알아내야 전체 눈금이 정해집니다. 베셀이 놓은 사다리의 첫 칸이 여기서 쓰입니다.
은하의 크기, 그리고 은하 바깥
이 자를 손에 넣자 두 가지 일이 잇따라 일어납니다.
먼저 섀플리가 구상성단들까지의 거리를 재어 우리 은하의 크기와 모양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태양이 은하의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에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를 중심에서 밀어낸 데 이어, 태양마저 중심에서 밀려난 것입니다.
허블은 안드로메다에서 변광성을 찾아냈습니다. 주기를 재고 거리를 계산하니, 우리 은하의 크기를 훌쩍 넘는 값이 나왔습니다.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 안의 성운이 아니라 은하 바깥의 또 다른 은하였습니다.
광년
광년
광년
우주의 크기가 한 번에 몇 자릿수 늘어난 순간입니다. 그리고 그 계산의 바닥에는 사진 건판을 들여다보며 별의 깜빡임을 세던 사람의 표가 있었습니다. 레빗은 이 결과를 보지 못하고 1921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은 질문보이는 밝기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별 스스로가 알려주는 신호를 찾아내야 했지요. 우리가 아직 못 읽고 있는 신호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