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데너드 · DRAM
기억 한 칸을 가장 싸게 만드는 법은?
그때 그곳
1960년대 컴퓨터의 기억장치는 작은 쇠고리에 전선을 꿰어 만들었습니다. 고리 하나가 1비트, 사람이 손으로 꿰었습니다. 비싸고 무겁고 느렸습니다. 트랜지스터로 기억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1비트를 담는 데 트랜지스터가 여섯 개쯤 들어 값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IBM 연구소의 한 기술자가 물었습니다. 1비트를 담는 데 정말 트랜지스터 여섯 개가 필요한가. 그는 가장 단순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전기를 잠깐 담아두는 아주 작은 그릇(축전기) 하나와, 그 그릇의 문을 여닫는 스위치(트랜지스터) 하나. 그릇에 전기가 차 있으면 1, 비어 있으면 0.
알아낸 것
1966년, 그는 트랜지스터 하나와 축전기 하나로 된 기억 한 칸을 설계했습니다. DRAM입니다. 여섯 개가 하나로 줄었으니 같은 자리에 여섯 배를 담을 수 있고, 값은 그만큼 떨어졌습니다.
다만 값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릇이 **샙니다.** 담아둔 전기가 몇 밀리초 만에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DRAM은 1초에 수십 번씩 모든 칸을 읽고 다시 채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름에 '움직이는(Dynamic)'이 붙었습니다. 끊임없이 새고 끊임없이 다시 채워지는 그릇 수십억 개, 그것이 지금 모든 컴퓨터의 메모리입니다.
쇠고리 기억장치는 전원을 꺼도 내용이 남았지만 크고 느렸습니다. DRAM은 끄면 사라지지만 작고 빠르고 쌌습니다. 기억이 '남는 것'과 '빠른 것'으로 갈라진 시작입니다.
1970년에 첫 상용 DRAM 칩이 나왔고 몇 년 안에 쇠고리 기억장치를 완전히 밀어냈습니다. 같은 사람이 1974년에는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수록 더 빠르고 덜 먹는다'는 규칙까지 정리해, 반도체가 30년 넘게 작아지기만 하면 되는 길을 열었습니다.
DRAM 한 칸의 설계는 60년째 거의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크기와 쌓는 방식입니다. 프로세서가 기억을 기다리는 시간이 병목이 되자, 메모리를 옆이 아니라 위로 쌓아 프로세서 곁에 붙이는 HBM이 나왔습니다. 그 아래에는 여전히 그릇 하나와 스위치 하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