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선 · 화약
만드는 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을 어떻게 알아낼까?
그때 그곳
고려 말, 왜구가 해안을 휩쓸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와 곡식을 실어가고 사람을 잡아갔습니다. 육지에서 막으려 해도 이미 배에 오른 뒤였습니다.
바다에서 막으려면 배 위에서 쓸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화약이었습니다.
화약은 중국이 만들 줄 알았고, 만드는 법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완제품을 조금씩 얻어 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화약은 세 가지를 섞어 만듭니다. 숯과 유황과 염초입니다.
앞의 둘은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염초였습니다. 염초는 캐내는 광물이 아닙니다. 오래된 집의 마루 밑이나 아궁이 주변, 가축 우리 바닥의 흙에 조금씩 쌓입니다. 그 흙을 모아 물에 우려내고 졸이고 다시 걸러 결정을 얻어야 합니다.
어느 흙을 고를지, 몇 번을 우릴지, 무엇을 섞어 불순물을 가라앉힐지가 전부 요령입니다. 아는 사람이 말해주지 않으면 알 길이 없습니다.
최무선은 개경을 오가는 원나라 상인 이원에게서 이 요령을 알아냈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묻고 대접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알아낸 것
1377년 화통도감이 설치되었습니다. 화약과 화기를 만드는 관청입니다. 여기서 만든 것이 완제품 몇 개가 아니라 무기 체계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화포와 화전, 발사대, 그리고 그것을 배에 싣는 방식까지 함께 만들었습니다.
1380년 진포에서 왜구의 배 500척과 마주쳤습니다. 최무선은 배에 화포를 싣고 나가 이들을 불태웠습니다. 배 위에서 화약 무기를 조직적으로 쓴, 세계적으로도 이른 사례입니다.
그가 알아낸 것은 무기가 아니라 만드는 법이었습니다. 완제품은 쓰면 없어지지만 만드는 법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는 이것을 책으로 적어 아들 최해산에게 남겼고, 조선은 그 위에서 화기를 계속 개량했습니다.
화약은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얻어 쓰는 것이었다
화통도감의 설치와 1380년 진포에서의 실전 사용
화기 제조법이 문서로 전해지며 조선의 화기 개량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