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원자로 — 쪼개서 열을 얻는다는 것

핵융합 편에서 무거운 원자핵은 쪼갤 때 에너지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 쪼개기를 실제로 하는 기계가 원자로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에는 다른 기계에 없는 것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만드는 곳과 감시하는 곳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대전에 그 셋이 다 있습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34분 분량갱신 2026-09-09

태우는 게 아니라 쪼개는 것

장작이 타는 것은 나무를 이루던 것들이 산소와 자리를 바꾸는 일입니다. 원자 바깥쪽에서 벌어지는 일이죠. 그런데 한가운데의 은 그보다 훨씬 단단하게 묶여 있습니다.

그 묶음을 풀면 훨씬 큰 것이 나옵니다. 같은 무게에서 백만 배쯤 차이가 납니다. 장작 트럭과 우라늄 한 알의 차이가 여기서 옵니다.

한 번 시작되면 스스로 이어진다

우라늄의 어떤 원자핵은 하나가 날아와 부딪히면 둘로 쪼개집니다. 이것이 입니다. 쪼개지면서 열이 나오는데, 여기서 중요한 일이 하나 더 벌어집니다. 중성자가 두세 개 튀어나옵니다.

그 중성자가 옆의 원자핵에 부딪혀 또 쪼갭니다. 거기서 또 중성자가 나오고, 또 쪼개집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넷이 되는 식으로 번져 갑니다.

핵융합과 정반대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핵융합은 조건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그냥 꺼져서 붙잡아 두는 게 어렵습니다. 핵분열은 저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번지지 않게 누르는 것이 어렵습니다.

연구로는 발전소가 아니다

대전에 있는 원자로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가 아닙니다. 하나로라는 연구용 원자로입니다.

참고로 발전용 원자로가 하는 일은 결국 물을 끓이는 것입니다. 왜 발전소가 다들 물을 끓이는지, 왜 태양전지만 그러지 않는지는 태양전지와 수소 편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연구로는 열보다 중성자를 얻으려고 돌립니다. 중성자는 전기를 띠지 않아서 물질 속을 깊이 파고듭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부품 안쪽에 금이 갔는지 들여다보거나, 물질이 어떤 짜임으로 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데 씁니다. 병원에서 쓰는 방사성 의약품도 여기서 만듭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왜 만드는 곳과 감시하는 곳이 나뉘어 있나

여기서부터가 이 기술의 진짜 특징입니다. 대전에는 원자력을 연구하는 기관 말고도 두 곳이 더 있습니다.

  1. 만드는 곳 — 원자로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입니다.
  2. 감시하는 곳 — 발전소가 안전하게 돌아가는지 검사하고 규제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입니다.
  3. 세는 곳 — 핵물질이 한 톨도 딴 데로 새지 않았음을 계산하고 증명하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입니다.

세는 곳이 하는 일은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우라늄 같은 물질은 무기로도 쓰일 수 있어서, 어느 나라든 자기가 가진 양을 국제기구에 신고하고 그대로 있음을 확인받습니다. 들어온 양과 나간 양과 남은 양이 맞는지 계속 계산하는 일입니다. 회계 장부에 가깝습니다.

방사선을 무서워한다는 것

은 원자핵이 안정된 자리로 옮겨 가면서 내놓는 것입니다. 눈에 안 보이고 냄새도 없어서 사람이 감각으로 알아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위험보다 더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감각으로 못 알아챈다는 것은 반대로 기계로는 아주 잘 잡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방사선은 세상에서 가장 재기 쉬운 위험 축에 듭니다. 아주 적은 양도 잡아냅니다. 위험을 다루는 방법이 결국 재는 일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표준 편과 이어집니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원자력은 원자력공학 하나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1. 중성자가 어디로 얼마나 갈지를 계산하는 사람 — 원자력공학과 핵공학 쪽입니다.
  2. 뜨거운 물과 증기의 흐름을 다루는 사람 — 기계공학의 열유체 쪽입니다.
  3. 방사선을 견디는 재료를 찾는 사람 — 재료공학 쪽입니다.
  4. 사람이 받는 양을 재고 관리하는 사람 — 방사선방호 쪽입니다.
  5. 사고가 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미리 따져 보는 사람 — 안전해석 쪽입니다.

마지막 줄이 이 분야의 성격입니다. 잘 돌아갈 때를 계산하는 것보다 잘못됐을 때를 계산하는 데 더 많은 사람이 붙어 있습니다.

남은 질문만든 사람이 자기 것을 검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안전의 조건이라면 — 우리 주변에서 만든 쪽이 검사까지 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