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공기를 누르면 무슨 일이 생기나 — 보이지 않는 것도 셀 수 있다

주사기 끝을 막고 누르면 밀립니다. 공기가 줄어든 겁니다. 그런데 얼마나 줄어들까요. 두 배로 누르면? 이 질문에 숫자로 답한 순간, 보이지 않는 공기 속 알갱이를 셀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23분 분량갱신 2026-09-05

눌리는 것은 알갱이가 있다는 뜻

2편에서 물질은 알갱이라고 했습니다. 공기도 그렇습니다. 주사기 안에는 아주 작은 알갱이 수십억 개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며 벽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르면 알갱이들이 더 좁은 방에 갇혀 벽을 더 자주 두드립니다. 그 두드림이 손가락에 버티는 힘으로 느껴집니다.

손을 놓으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알갱이는 하나도 안 없어졌으니까요. 좁아졌다 넓어졌을 뿐입니다.

얼마나 줄어드는가

여기서 한 사람이 남들과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줄어드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얼마나 줄어드는가. 두 배로 누르면 반이 되나, 3분의 1이 되나.

17세기 영국의 그는 굽은 유리관에 공기를 가두고 무거운 액체를 부어 누르면서, 부을 때마다 공기 길이를 표에 적었습니다. 규칙이 보였습니다. 두 배로 누르면 정확히 반이 됩니다. 세 배로 누르면 정확히 3분의 1.

같은 크기 방에는 같은 수의 알갱이

150년 뒤 이탈리아의 한 사람이 더 대담한 말을 합니다. 온도와 누르는 힘이 같다면, 같은 크기의 방에는 어떤 기체든 같은 수의 알갱이가 들어 있다. 수소든 산소든 무엇이든요.

이상하게 들립니다. 산소 알갱이는 수소 알갱이보다 열여섯 배나 무거운데, 같은 방에 같은 수라니요. 그런데 이게 맞으면 놀라운 일이 됩니다. 부피만 재면 알갱이 수를 아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알갱이를 세는 방법이 생긴 겁니다.

화학자들은 50년 동안 이 말을 무시했습니다. 그가 함께 한 말 — 산소나 수소는 알갱이가 혼자 다니지 않고 둘씩 짝지어 다닌다 — 이 당시 상식과 어긋났거든요. 그가 세상을 떠나고 4년 뒤에야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그래서 셀 수 있게 됐다

두 사람을 합치면 이렇게 됩니다. 누르는 힘과 부피로 알갱이 수를 알 수 있고, 같은 부피면 같은 수다. 그러니까 저울과 자만 있으면 눈에 안 보이는 알갱이를 센다는 것입니다. 지금 화학의 모든 계산이 이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알갱이 수는 어마어마합니다. 물 한 숟가락에 든 알갱이 수를 한 사람이 1초에 하나씩 세면 우주의 나이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화학자들은 알갱이를 낱개로 세지 않고 '한 묶음'으로 셉니다. 달걀을 한 판으로 세듯이요. 그 묶음 이름에 이탈리아 사람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까지 네 편은 눈에 안 보이는 것들 이야기였습니다. 다음 편은 손에 쥐는 것으로 갑니다. 3천 년 전, 무른 구리가 어떻게 칼이 됐는지.

남은 질문눈으로 못 보는 것을 자와 저울로 셀 수 있다면, '본다'는 것과 '안다'는 것은 얼마나 다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