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원자는 서로 어떻게 붙어 있나 — 손을 잡는 세 가지 방법

1편에서 초가 산소와 '붙는다'고 했고 2편에서 알갱이가 '새 짝을 만난다'고 했습니다. 붙는다는 게 뭘까요. 원자는 손이 있습니다. 손의 개수가 정해져 있고, 손을 잡는 방법이 세 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손잡은 모양이 물질의 성질을 정합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23분 분량갱신 2026-09-05

손의 개수

수소는 손이 하나입니다. 산소는 둘. 탄소는 넷. 3편의 그 바깥층 전자 수에서 나오는 숫자입니다. 손이 하나인 수소는 한 번만 잡을 수 있고, 손이 둘인 산소는 두 번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은 수소 둘에 산소 하나입니다. 산소가 두 손으로 수소 둘을 하나씩 잡습니다. 수소 셋은 손이 모자라고, 산소 둘은 손이 남습니다. 손이 남거나 모자라면 불안해서, 원자는 손이 딱 맞게 잡히는 조합을 찾아 움직입니다.

손을 잡는 세 가지 방법

나눠 잡기전자를 둘이 함께 쓴다

물, 초, 설탕,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것. 작은 덩어리(분자)를 만든다.

주고받기한쪽이 전자를 아예 넘긴다

소금. 넘긴 쪽과 받은 쪽이 서로 끌려 커다란 결정을 만든다. 물에 녹으면 갈라진다.

바다에 띄우기전자를 모두가 공유한다

쇠, 구리, 금. 전자가 바다처럼 흐르니 전기가 통하고 두드리면 펴진다.

세 가지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질이 이 세 가지 방법과 손 개수의 조합입니다. 소금이 물에 녹는 것도, 금이 늘어나는 것도, 설탕이 타는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손잡은 모양이 성질을 정한다

19세기에 이상한 것이 발견됐습니다. 같은 원자가 같은 개수로 들어 있는데 성질이 전혀 다른 물질들이 있었습니다. 재료가 같은데 왜 다를까요.

답은 잡는 순서였습니다. 같은 사람 여섯이 줄을 서느냐 둥글게 손을 잡느냐가 다르듯이요. 탄소 여섯이 줄이 아니라 고리로 손을 잡는다는 생각을 처음 낸 사람이 있었고, 그 뒤로 화학은 '무엇이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배열되어'를 적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에는 한 걸음 더 갔습니다. 손이 어느 방향으로 뻗는지까지 알게 됐습니다. 탄소의 손 넷은 평면이 아니라 사방으로, 삼각뿔 꼭짓점 방향으로 뻗습니다. 그래서 탄소로 만든 것들은 입체입니다. 생명의 분자가 3차원인 이유가 이겁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약을 설계한다는 것

손잡은 모양이 성질을 정한다면, 거꾸로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성질을 먼저 정하고 그 모양으로 손을 잡게 만드는 것. 염료를 만들고 약을 설계하는 일이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지금 두목님이 먹는 약 대부분은 종이 위에서 모양부터 그린 것들입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 이 방법을 생명으로 돌렸습니다. 원자 크기와 손 각도를 정확히 재서 종이를 접어 보니, 단백질이 어떤 모양으로 꼬여 있는지가 나왔습니다. 화학이 생물학의 문을 연 순간입니다.

여기까지가 화학의 뼈대입니다. 알갱이가 있고, 종류가 노래처럼 되풀이되고, 손을 잡는 방법이 셋. 다음 편부터는 이 뼈대로 세상을 봅니다. 먼저 공기입니다. 공기를 누르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남은 질문손 개수와 잡는 방법 셋으로 세상 모든 물질이 나온다면 — 아직 아무도 만들지 않은 물질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