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풀이
지구의 무게는 어떻게 재는가
저울에 올릴 수 없는 것의 무게를 어떻게 잴까요. 답은 지구를 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방 안에 매달아둔 납덩이 두 개 사이의 아주 작은 끌림을 재면, 지구의 질량이 따라 나옵니다.
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방법이 뜻밖입니다. 지구를 재지 않습니다.
방 안에 납덩이 두 개를 매달아놓고, 그 둘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아주 약한 힘을 잽니다. 그러면 지구의 무게가 계산으로 나옵니다.
어떻게 그게 되나
모든 물체는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 힘이 있습니다. 다만 너무 약해서 못 느낄 뿐이죠.
이 힘의 크기는 두 가지로 정해집니다. 두 물체가 얼마나 무거운가, 그리고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무거울수록 세게 끌고, 멀수록 약하게 끕니다.
문제는 이 힘이 얼마나 약한가입니다.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은 먼지 한 톨의 무게에도 못 미칩니다. 저울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울을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무게로 누르는 저울이 아니라, 비틀리는 저울을요.
여기부터 조금 더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의 둘레를 알아낸 것이 기원전 240년입니다. 크기는 그때 나왔습니다. 그런데 무게는 그로부터 2000년이 더 걸렸습니다.
크기와 무게는 성격이 다른 문제입니다. 크기는 그림자를 재면 되지만, 무게를 재려면 지구를 들어봐야 합니다. 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길이 필요합니다.
뉴턴이 열어둔 문
뉴턴의 법칙은 두 물체 사이에 끌어당기는 힘이 있고, 그 크기가 두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식에는 비례상수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힘이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사람 둘이 마주 앉아 있을 때 서로를 끄는 중력은 먼지 한 톨의 무게에도 못 미칩니다. 재려면 그만큼 예민한 저울이 필요합니다.
실 한 가닥으로 만든 저울
장치를 설계한 것은 지질학자 존 미첼이었습니다. 그는 완성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고, 장치는 캐번디시에게 넘어갔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가느다란 실에 막대를 수평으로 매답니다. 막대 양끝에 작은 납공을 붙입니다. 이제 큰 납덩이를 작은 공 옆에 가져다 놓으면, 중력이 작은 공을 끕니다. 막대가 아주 조금 돌아가고, 실이 비틀립니다.
바깥의 아주 작은 방해도 결과를 망칩니다. 사람이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체온으로 공기가 움직이고, 그 흐름이 막대를 밉니다. 캐번디시는 장치를 나무 상자에 넣어 밀폐하고 옆방으로 옮긴 뒤, 벽에 뚫은 구멍으로 망원경을 넣어 눈금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얼마인가
작은 공과 큰 납덩이 사이의 힘을 알면, 알려진 두 질량과 거리로부터 중력상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상수를 알면, 이번에는 지표에서 물체가 떨어지는 가속도와 지구 반지름으로부터 지구의 질량이 나옵니다.
- 실험실에서 두 납덩이 사이의 힘을 잰다
- 두 질량과 거리를 알고 있으니 중력상수가 나온다
- 지표의 중력가속도는 이미 측정되어 있다
- 지구 반지름은 에라토스테네스 이래로 알고 있다
- 이 셋을 뉴턴의 식에 넣으면 지구의 질량이 남는다
캐번디시가 발표한 것은 질량이 아니라 밀도였습니다. 물의 5.48배. 오늘날 값은 5.51배입니다. 200년 전 실험이 1퍼센트 안쪽으로 맞았습니다.
물의 몇 배
킬로그램
1798년
덧붙이면, 중력상수는 지금도 물리 상수 가운데 가 가장 큰 축에 듭니다. 다른 상수들은 소수점 아래 여러 자리까지 확정되었지만, 이 상수는 여전히 실험마다 값이 조금씩 어긋납니다. 힘이 너무 약해서입니다.
남은 질문잴 수 없는 것을 재려면 잴 수 있는 것으로 바꿔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잴 수 없다'고 여기는 것 중에, 바꿔 놓으면 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