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헌트 모건 · 유전자 지도
유전자가 몸속 어디에 있는지 짚을 수 있을까?
그때 그곳
1900년에 멘델의 논문이 다시 발견되면서 유전에 단위가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그 단위가 몸속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염색체가 후보로 거론되기는 했습니다. 세포가 나뉠 때 짝을 지어 갈라지는 모습이 유전 단위의 행동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닮았다는 것뿐, 증거는 없었습니다. 모건 자신도 회의적인 쪽이었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그는 컬럼비아 대학의 좁은 방에서 초파리를 길렀습니다. 우유병에 으깬 바나나를 넣은 것이 사육 장비의 전부였습니다.
초파리를 고른 이유는 단순합니다. 두 주면 한 세대가 돌고, 한 번에 수백 마리가 나옵니다. 통계를 낼 수 있는 동물이었습니다.
1910년, 눈이 붉지 않고 흰 수컷 한 마리가 나왔습니다. 교배시켜 세대를 이어보니 이상한 규칙이 보였습니다. 흰 눈은 수컷에게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수컷과 암컷을 가르는 것도 염색체였습니다.
알아낸 것
어떤 형질이 성별을 따라다닌다면, 그 형질을 정하는 것은 성을 정하는 염색체 위에 얹혀 있다는 뜻입니다. 유전 단위가 염색체 위에 있다는 첫 증거였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같은 염색체에 얹힌 형질들은 대체로 함께 유전되는데, 가끔 따로 떨어집니다. 모건의 방에서는 떨어지는 빈도가 형질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가깝게 붙어 있으면 잘 안 떨어지고, 멀면 자주 떨어진다면 — 떨어지는 빈도가 곧 거리입니다.
1913년, 학부생이던 스터티번트가 하룻밤 사이에 초파리 유전자 여섯 개의 순서를 한 줄에 늘어놓았습니다. 최초의 유전자 지도입니다.
유전자는 추상적인 단위에서 좌표를 가진 것이 되었습니다.
유전에 단위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몸속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흰 눈 형질이 성별을 따라 유전되는 규칙, 그리고 형질끼리 함께 유전되다 갈라지는 빈도가 쌍마다 일정하다는 것
유전자에 좌표가 생겼고, 초파리는 이후 백 년 동안 유전학의 기본 실험동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