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리만 · 휜 공간의 기하학
공간 자체가 휘어 있다면 기하학은 어떻게 될까?
그때 그곳
독일에서 대학 교수가 되려면 교수 자격 강의를 해야 했습니다. 후보가 주제 세 개를 내면 심사위원단이 하나를 고릅니다. 관례상 첫 번째가 뽑혔습니다.
리만도 세 개를 냈습니다. 앞의 둘은 자신이 이미 연구해온 것이었고, 세 번째는 형식적으로 채워 넣은 것이었습니다. 기하학의 기초에 관한 주제였습니다.
심사위원 중에 일흔일곱의 가우스가 있었습니다. 그는 세 번째를 골랐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2000년 동안 기하학은 유클리드의 것 하나뿐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공준, 평행선은 만나지 않는다는 것만 어쩐지 다른 것들보다 덜 자명해 보여서 오래 시비가 붙었습니다.
19세기 초 로바쳅스키와 보여이가 그 공준을 버려도 모순 없는 기하학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각각 보였습니다. 기하학이 하나가 아니었던 겁니다.
리만은 여기서 더 나갔습니다. 대안 하나를 더 만드는 대신, 공간이 어떻게 휘어 있든 그것을 기술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공간 전체에 하나의 규칙을 주지 않고, 각 지점마다 거리를 재는 규칙을 따로 줍니다. 규칙이 지점마다 달라지면 그 공간은 휜 것입니다. 그리고 차원을 셋으로 제한할 이유도 없습니다.
알아낸 것
강의 제목은 「기하학의 기초에 놓인 가설들에 대하여」였습니다. 심사 자리라 수식을 거의 쓰지 않고 말로만 진행했습니다. 청중 대부분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가우스만 크게 놀랐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흥분한 채로 이 강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좀처럼 남을 칭찬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리만은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이 실제로 어떤 모양인지는 수학이 정할 수 없고, 물리학이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이 실현되는 데 61년이 걸렸습니다. 1915년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힘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휜 공간을 정확히 적을 언어가 필요했는데, 그 언어는 이미 6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아무도 쓸 데를 몰랐을 뿐입니다.
공간은 평평하고 3차원이며, 기하학은 유클리드의 것 하나뿐이다
지점마다 거리 재는 규칙을 다르게 주어도 모순 없는 기하학이 성립한다는 것
61년 뒤 일반상대성이론이 이 기하학을 자기 언어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