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정산
남의 하늘 대신, 우리 하늘을 계산할 수 있을까?
그때 그곳
조선은 명나라의 역법을 받아 썼습니다. 그런데 역법이란 관측하는 자리의 위도와 경도에 맞춰 계산된 것입니다. 베이징 기준으로 만든 표를 한양에 그대로 가져다 쓰면 해 뜨고 지는 시각이 어긋나고, 일식 예보가 빗나갑니다.
실제로 세종 즉위 초에 일식 예보가 틀려 담당 관리가 벌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남의 하늘을 우리 하늘로 옮기려면 계산의 기준점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기준점을 바꾸려면 그 계산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하죠.
표를 베껴 쓰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원리를 알아야 다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알아낸 것
세종은 이순지와 김담 같은 이들에게 원전을 파고들게 했습니다. 중국의 수시력과 대통력은 물론이고, 아랍 계열의 회회력까지요.
그렇게 나온 것이 『칠정산』입니다. 내편은 중국 역법을 한양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것이고, 외편은 아랍 천문학 체계를 소화해 정리한 것입니다. 한양의 위도를 직접 측정해 기준으로 삼았고,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의 위치를 스스로 계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자기 자리를 기준으로 역법을 계산해낼 수 있던 나라는 손에 꼽혔습니다.
이전 생각
역법은 중국에서 받아 그대로 쓰는 것
증거
한양의 위도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칠정산』 내편과 외편
그 뒤
이 계산 능력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지지만, 서양 역법이 들어오면서 다시 흔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