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피타고라스의 정리 —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인 식

직각삼각형 두 변을 제곱해 더하면 나머지 한 변의 제곱이 됩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그냥 외우는 공식이지만, 이 식은 땅을 재고 거리를 구하고 우주의 모양을 묻는 자리마다 다시 나타납니다.

이 글이 꿰는 질문들 45분 분량갱신 2026-08-10

답은 5미터입니다. 재보지 않고 알 수 있습니다.

3과 4를 각각 자기 자신과 곱합니다. 9와 16. 더하면 25. 그리고 곱해서 25가 되는 수를 찾으면 5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숫자를 바꿔봐도 됩니다. 6미터와 8미터라면 36 더하기 64는 100, 곱해서 100이 되는 수는 10. 5미터와 12미터라면 25 더하기 144는 169, 답은 13입니다.

이렇게 딱 떨어지는 조합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1미터와 1미터라면 1 더하기 1은 2인데, 곱해서 2가 되는 수는 1.41421356… 하고 끝없이 이어집니다. 나중에 이 수 때문에 큰일이 납니다.

왜 하필 제곱일까

길이끼리 그냥 더하면 안 될까요. 3 더하기 4는 7인데, 실제 줄은 5미터입니다. 7이 아닙니다.

그래서 길이가 아니라 넓이로 봐야 합니다. 제곱한다는 건 그 길이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그린다는 뜻입니다. 3미터 변으로 정사각형을 그리면 넓이가 9제곱미터, 4미터로 그리면 16제곱미터. 두 넓이를 합치면 25제곱미터이고, 그건 한 변이 5미터인 정사각형입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이집트에서는 밧줄에 열두 칸 매듭을 지어 3, 4, 5로 나눠 잡으면 직각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일강이 범람하고 나면 밭의 경계를 다시 그어야 했고, 그때 직각을 내는 확실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바빌로니아 점토판에도 이 관계가 남아 있습니다. 기원전 18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한 점토판에는 3, 4, 5보다 훨씬 큰 수의 조합이 여럿 적혀 있습니다. 우연히 찾은 것이 아니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쓰는 것과 증명하는 것

이집트의 밧줄은 3, 4, 5에서 작동합니다. 5, 12, 13에서도 작동합니다. 그런데 모든 직각삼각형에서 작동하는지는, 아무리 많은 예를 확인해도 알 수 없습니다. 세상의 삼각형을 다 재볼 수는 없으니까요.

피타고라스 학파가 한 일은 이 관계가 왜 반드시 그래야 하는지를 한 것입니다. 재보지 않고 논증으로요. 여기서 수학은 측량술과 갈라집니다.

a²b²c²abc두 정사각형의 넓이를 더하면 큰 정사각형이 된다
길이의 관계가 아니라 넓이의 관계로 보면 증명이 쉬워집니다. 두 변 위에 그린 정사각형의 넓이를 합치면 빗변 위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습니다. 유클리드는 이 도형을 잘라 옮겨 붙이는 방식으로 증명했습니다.

유클리드는 『원론』 1권의 마지막 명제로 이 정리를 놓았습니다. 앞에 놓인 46개 명제를 다 쌓아야 도달하는 자리입니다. 정리 하나를 위해 책 한 권을 쌓아 올린 셈입니다.

학파를 흔든 부작용

두 변이 모두 1인 직각삼각형을 생각해봅시다. 빗변의 제곱은 2입니다. 그러면 빗변의 길이는 제곱해서 2가 되는 수입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세상의 모든 것이 정수의 비로 설명된다고 믿었습니다. 음의 높이도, 별의 운행도 비례로 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증명한 정리에서 나온 이 수는 어떤 정수의 비로도 적을 수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발설한 학파 사람이 바다에 던져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 발견이 그들에게 무엇이었는지는 그 이야기가 전해졌다는 것만으로도 짐작됩니다.

거리를 재는 기본식이 되다

데카르트가 평면 위 모든 점에 좌표를 붙이자,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일이 직각삼각형 문제가 되었습니다. 가로로 얼마, 세로로 얼마 떨어져 있는지를 알면 빗변이 곧 거리입니다.

이 순간부터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도형에 관한 정리가 아니라 거리의 정의가 됩니다. 3차원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늘어나고, 4차원이든 그 이상이든 같습니다. 컴퓨터가 두 점 사이 거리를 계산할 때 지금도 쓰는 식이 이것입니다.

이 식이 흔들릴 때

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거리를 이렇게 재는 것은 공간이 평평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공간이 휘어 있다면 지점마다 다른 규칙으로 재야 합니다.

지구본 위에서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적도에서 북쪽으로 가는 두 사람은 처음에 평행하게 출발해도 북극에서 만납니다. 여기서는 피타고라스의 식이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평평한 공간

거리² = 가로² + 세로². 어디서 재든 규칙이 같습니다.

vs
휜 공간

지점마다 재는 규칙이 다릅니다. 얼마나 다른지가 곧 얼마나 휘었는지입니다.

그래서 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버린 것이 아니라 확장한 것입니다. 중력이 없는 곳에서는 원래 식으로 돌아옵니다. 2500년 전 삼각형 하나에서 시작한 식이 우주의 모양을 적는 자리까지 간 셈입니다.

남은 질문이집트 사람들은 이 관계를 쓸 줄 알았고 피타고라스 학파는 왜 그런지를 증명했습니다. 쓸 줄 아는 것과 왜 그런지 아는 것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