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ATLAS· 과학 아틀라스

개념 풀이

로그는 왜 중요한가 — 곱셈을 덧셈으로

로그는 학교 수학에서 가장 인기 없는 단원 축에 듭니다. 그런데 이것이 없었다면 천문학자들은 계산에 파묻혀 지구가 도는 것도 늦게 알았을지 모릅니다. 로그가 한 일은 하나입니다.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것.

이 글이 꿰는 질문들 35분 분량갱신 2026-08-10

열네 번입니다.

접을 때마다 두 배가 되니까 열네 번이면 16,384겹, 1.6미터쯤 됩니다. 스물세 번이면 838미터로 63빌딩보다 높고, 마흔두 번이면 달에 닿습니다. 종이 한 장을 마흔두 번 접으면요.

그러니 로그가 나오는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무언가가 계속 곱해지면서 커지거나 작아지는 곳입니다. 이자가 붙는 예금, 퍼져나가는 전염병, 반으로 줄어드는 방사성 물질, 식어가는 커피.

그런데 이게 왜 계산을 쉽게 만들까

2를 네 번 곱하면 16, 여섯 번 곱하면 64입니다. 그럼 16 곱하기 64는요?

곱셈을 하지 않고도 알 수 있습니다. 네 번 곱한 것과 여섯 번 곱한 것을 곱했으니, 합쳐서 열 번 곱한 것입니다. 4 더하기 6은 10. 2를 열 번 곱하면 1024. 답은 1024입니다.

문제는 이 요령이 2, 4, 8, 16처럼 딱 떨어지는 수에서만 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3이나 7이나 1234는 2를 몇 번 곱한 것인지 딱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이 사이를 전부 메우는 일에 한 사람이 20년을 씁니다.

여기부터 조금 더

16세기 천문학자의 하루가 어땠는지 생각해봅시다. 행성의 위치를 계산하려면 여덟 자리 수를 여덟 자리 수로 곱해야 합니다. 손으로요.

여덟 자리끼리의 곱셈은 한 줄 한 줄 64번의 곱셈과 그것을 자리 맞춰 더하는 일로 이루어집니다. 한 번에 십오 분쯤 걸리고, 중간에 한 자리만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계산이 하루에 수십 번씩 필요했습니다.

발상

네이피어는 스코틀랜드의 영주였고 수학은 본업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20년을 이 문제에 썼습니다.

핵심 착상은 이렇습니다. 2를 거듭 곱해나가면 2, 4, 8, 16, 32가 됩니다. 여기서 4와 8을 곱하면 32입니다. 그런데 4는 2를 두 번, 8은 세 번 곱한 것이고, 32는 다섯 번 곱한 것입니다. 2 더하기 3은 5. 곱셈이 지수의 덧셈이 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 방법이 2, 4, 8 같은 몇 개 수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3이나 7이나 1234는 2를 몇 번 곱한 것인지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네이피어는 그 사이를 촘촘히 메워 모든 수에 대해 '몇 번 곱한 셈인지'를 표로 만들었습니다.

12345678910곱하기0.00.10.20.30.40.50.60.70.80.91.0더하기자리를 옮기면 곱셈이 덧셈이 된다2 × 3 = 6 → 0.301 + 0.477 = 0.778
위쪽 눈금은 곱셈의 세계, 아래쪽은 덧셈의 세계입니다. 위에서 2와 3의 자리를 찾아 아래 값을 더하면 0.778이 나오고, 그 자리를 위에서 읽으면 6입니다. 계산자는 이 원리를 나무 막대에 새긴 물건입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

1614년 표가 나왔습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케플러는 화성 궤도를 알아내려고 수년간 계산에 매달렸던 사람입니다. 그는 로그표를 받아 들고 곧바로 쓰기 시작했고, 1627년에 낸 행성표는 로그로 계산한 것입니다. 그 표는 그전 어떤 것보다 정확했습니다.

천문학자의 수명을 두 배로 늘렸다.라플라스가 로그에 대해 한 말로 전해집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계산에 들어가는 시간이 그만큼 줄었으니 같은 수명 안에 두 배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후 300년 동안, 계산기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정밀 계산은 로그표나 계산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아폴로 계획의 엔지니어들도 계산자를 들고 다녔습니다.

도구를 넘어서

오일러는 로그를 거꾸로 보았습니다. 그가 한 일은 로그를 하나의 로 세운 것입니다. 네이피어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는 표'를 만들었지만, 오일러는 이것이 지수함수의 역함수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계산 요령이 하나의 함수가 된 것입니다.

그러자 로그는 계산 도구에서 벗어나 자연을 적는 언어가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양이 자기 크기에 비례해서 늘거나 줄 때 — 이자, 개체수, 방사성 붕괴, 식은 커피 — 그 변화를 적는 자연스러운 방식이 로그이기 때문입니다.

지진 규모1 늘면

에너지 약 32배

소리 데시벨10 늘면

세기 10배

산성도 pH1 줄면

산성 10배

별의 등급1 줄면

밝기 약 2.5배

사람의 감각도 대체로 이렇게 작동합니다. 촛불 하나가 켜진 방에 촛불 하나를 더하면 확 밝아지지만, 백 개가 켜진 방에서는 한 개를 더해도 모릅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비율입니다.

남은 질문곱셈을 덧셈으로 바꾸자 계산이 쉬워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어렵다고 여기는 것 가운데, 자리를 바꾸면 쉬워질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