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 동의보감
가난한 사람도 쓸 수 있는 의학책은 가능할까?
그때 그곳
임진왜란이 막 끝난 조선이었습니다. 사람이 줄었고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의원도 약재도 턱없이 모자랐죠.
중국 의서는 많았습니다. 다만 그 처방들은 중국에서 나는 약재를 전제로 쓰여 있었습니다. 구할 수 없는 약재로 된 처방은, 없는 처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 질문이었나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약재였고, 다른 하나는 책 자체였습니다.
의서가 어려운 한문으로 병명부터 시작하면, 의원이 아닌 사람은 펼쳐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급한 사람은 의원이 없는 고을의 백성이었죠.
알아낸 것
『동의보감』은 둘 다에 답했습니다.
먼저 우리 땅에서 나는 약재 649종의 이름을 한글로 나란히 적었습니다. 글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자기 동네에서 그것을 찾아낼 수 있게요.
그리고 책의 짜임을 바꿨습니다. 병 이름이 아니라 몸에서 출발하도록 배열한 겁니다. 몸 안의 일, 겉으로 드러난 것, 그 밖의 병, 약, 침과 뜸 순서로요. 아픈 사람은 병 이름을 모릅니다. 아는 것은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것뿐이죠. 그 자리에서 시작해 찾아 들어갈 수 있게 만든 겁니다.
이전 생각
의서는 중국 약재를 전제로, 병 이름에서 시작한다
증거
한글로 이름을 병기한 향약 649종과, 몸에서 출발하는 편제
그 뒤
이 책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간행되었습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습니다